도쿄는 다시 가지 않을 거야.

by 여운

도쿄에서의 워킹홀리데이를 정리할 무렵,

같이 일하던 카페의 친구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럼 도쿄는 언제 또 와?"


잠시 생각하다가,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마 다신 안 올 거 같아. 이게 마지막일거야."


친구는 놀라며 이유를 물었다.

디즈니랜드며, 가마쿠라며 도쿄 핫플레이스는 물론

근교까지 잘 놀러다니던 내가 다시는 오지 않을 거라고 하니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내 인생영화는 일본 작품 중 하나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다.

중학생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게 다인데, 어떻게 이게 인생영화냐.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영화라면 N번은 봐야 당연한 것 아니냐

등의 물음표가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 때의 감정을 그대로 두고 싶었다.

영화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자라고, 변한다.

내가 자람에 따라서 새롭게 보이고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해석을 다르게 해보는 것도 분명 재미는 있겠지만-

처음 봤던 그 느낌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그것을 간직하기 위해 다시 가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좋았던 영화도,

가장 좋아하는 도시 도쿄도

딱 한 번으로 멈춘다.


친구는 이 말을 듣고 멋있다며 감탄하면서도,

그래도 몇 년 뒤에 한 번쯤은 다시 와달라고 말했다.




그날 일을 마치고 돌아가며

'마타 이츠카'

언젠가 또 보자고 말한 친구의 모습이 벌써 5년 전에 멈춰있다.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에 그리움이 덧대어진다.


그래서 이번엔 인생영화는 1회만 보기

공식을 깨보려고 한다.


그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슬슬 도쿄에 다시 갈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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