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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자아

by 자달매

사람은 누구나 불안하다. 21세기를 지나 세계 최대규모의 도 중 하나인 서울에서 발생하는 싱크홀, 땅 꺼짐부터 시작해 나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지 못해서 발생하는 불안까지. 요즘 현대인들에겐 이 내면의 생각(자아)을 돌보지 못해 생긴 정신질환은 감기처럼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프로이트의 원초아, 자아, 초자아의 강의를 보고 최근 내 마음에 큰 불안으로 작용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6개월여 만에 그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펼치면서 외교경제적으로 매파 정책을 내고 있다. 우파에게 당선된 그는 미국 내 제조업강화를 위해 좌파적 정책을 편다고 민주당의원에게 욕을 먹고 있을 만큼 강한 정책을 펴내고 있다.

나는 나름 경제시사 리딩을 꾸준히 하고 있었고 자신이 있었다. 빅테크(M7)도 꽤 의미 있는 비중으로 담아두고 있었지만, 이런 관세정책이 주가를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하여 미국 중장기채를 높은 비중으로 매입해 두었다. 최근 한 달 여정도 빅테크가 무너질 땐, 이기적이지만 미국채에 대한 내 예측이 맞았다면서 마음속으로 좋아하기도 했다. 개미 그 자체인 내 자산이지만 그럼에도 경제적 자유를 꿈꾸던 나는 나름의 포트폴리오를 일정하게 꾸렸다.

그러나 지난주 내가 보유한 빅테크가 연일 무너졌고 강세를 보이던 미국채 마저 무너졌다. 트럼프의 강경책에 중국이 맞불작전을 펼치면서, 관세보복으로 미국채를 대량 매도했다고 한다. 물론 이 이면에는 마진콜을 받은 미국기관 또한 미국채를 매도했다고 알려지는데, 자세한 건 5-6년 뒤에 분석되어질 일이다.

원초아, 자아, 초자아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던 나의 자아는 이날 붕괴되었다. 그야말로 가장 안전자산이라고 평가받고 있던 미국채금리가 폭등함과 동시에 내 자산은 하루아침에 녹아내렸다. 꾸준히 안정적으로 우상향그래프를 그릴 내 자산은 녹았고, 내가 바랬던 현실은 내 욕망과 달랐다. 철학강의 속 표현처럼 이 주어진 현실은 내 욕망을 컨트롤하고 있었다. 더 무서운 것은 트럼프발 폭락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부랴부랴 이런저런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여러 강의나 블로그를 찾아보았지만, 여타 효과적인 대응은 찾지 못했다. 오른다 내린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는 와중에,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나의 선택뿐이었다. 내 자아는 이런저런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슈퍼개미가 되고자 했던 내 원초아, 그래도 시간은 나의 편이다, 레버리지에 투자하지 말자는 원칙을 지킨 초자아, 그 사이에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꾸려나가자 다짐하며 행복회로를 굴렸던 내 자아. 그 사이 밸런스를 맞춰보려 했던 현실이 나를 배신한 것 같아 무지 속 쓰린 요즘이지만 나름 극복해 보려고 노력한다.

내가 극복한 방법은 결국 나도 쓰디쓴 경험이 있어야 더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평생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투자라면 이런 시장에서 무너지지 않고 하던 대로 하는 게 최고이고, 더 이상 추가매수할 돈은 없지만 비교적 젊은 이 시점에서 직접 보고 느낀 바는 미래의 내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될 테니까.

현실의 모진 바람을 맞고 내 자아가 흔들릴 때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변치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한다. 트럼프가 그들을 신뢰한 유권자들을 배신하지 않았으면. "어쩌면 겸손하지 못했던 나, 끓는 솥 안 개구리는 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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