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배워서 아는 것이다.
나는 가끔 이제 내 아이들이 신기하다.
우는 것밖에 모르던 아주작고 약했던 것들이
언제 저렇게 커졌을까?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입에 들어간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저 어린것이
이제는 맛집을 다니고 맛집의 레시피의 비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앉지도 걷지도 못했던 것이
축구를 하고 몸을 만든다고 운동을 한다.
학교에 가고 공부를 하고
친구를 만나고 버스를 타고 영화를 보고
스마트 티브이와 태블릿,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능숙하게 사용한다.
이제는 되려 나에게 많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려주려 한다.
언제 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세상을 유연하게 살게 되었는지 그러 나는 신기할 따름이다.
스마트 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강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교육은 정보화 교육이었다.
찾아가는 디지털소외계층 정보화 교육.
나는 내가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는 줄 알았다.
컴퓨터의 기초를 배우는 건 당연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학교 정규수업에 컴퓨터가 있었던 세대였음으로-)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하는 교육이 컴퓨터라고 생각했었다.
컴퓨터교육.
자판부터 익히고 한글문서작성을 익히고
인터넷창을 열고 정보를 검색하고 물건을 구입하고
서로 다른 곳의 다양한 정보를 얻고 소통하는
그 모든 것이 컴퓨터로 이루어지니까,
당연하게 누구든 배워야 아는것 임으로.
정보화 교육의 시작, 컴퓨터기초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내게 맡겨진 영역은 스마트기기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수업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스마트폰 강사라는 이름으로
많은 농촌 지역의 어르신(소위 65세 이상)들을 만났다.
어르신들에게 이 스마트폰은 무엇이었던가?
전화기가 아닌 컴퓨터 이상으로 너무 어려운 기계였으며,
요술상자였으며, 알고 싶지만 알 수없고
어려운 수학,과학 같은 공부의 영역이었으며
그럼에도 더 이상 외면하고 살아가기 힘든 그 무엇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어 비대면이 일상이 된 어느 시점부터는
전화 한 통이면 달려와주던 자녀도
동네 청년도 이장도 달려올 수 없는 세상이 되자
이제는 반드시 '배워서 공부해야 하는'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전화기 이상의 그 무엇 이라고 했다.
버튼을 누르지도 못하는 검고 네모난 이 것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의 터치 방식을 정말 많이 어려워 하셨다.)
단체 톡방도 들어가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아야 되고
농작물 사진을 찍어 피해구제요청도 해야 하고
직불금을 비롯한 기관의 복지 신청도
이 요물같은 스마트 폰으로 해야 하는
일상에서 꼭 필요한 것이 되어있었다는 것이라고.
자식이나 손주에게 물어 배워봐도
한번 알려주고 다시 하지 못하면 면박을 줬다고 했다.
왜 그걸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한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온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느껴지는 날이 많았다고 했다.
이 스마트폰 때문에!
누군가 찾아와서 전문적으로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 많은 연유들로 내가 수업을 갔을 때
정말 상상이상으로 나를 반겨 주셨고,
선생님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냐며 신기해하셨다.
내가 내 아이의 성장을 신기해하듯
어르신은 이 네모나고 까맣기만 한 기계를 쓸만한 물건으로 만들어주는 나를
신통하다고 하셨다.
두 시간의 수업이 짧다고 느낄 만큼 알려드려야 하는 정보가 많았다.
스마트 폰을 처음 접하면 당연히 배워야 하는 것임을 새삼 깨달으며
나는 나의 '당연함'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
생각해 보면 나도
스마트폰을 '배움'의 영역이라고 둔적이 없다.
스마트폰 이전의 휴대폰(일명 벽돌폰)
아니, 무선전화기 때부터 익숙하게 사용했다.
그 전화라는 기계가
무선전화기, 휴대폰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동안
그저 전화기의 휴대가 편리해졌네,
음악이 풍성해졌네, 인터넷 접속이 되네,
은행업무도 되네 정도로
아주 자연스럽게 익혀지며 사용했던 터라
그저 편리해진 기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전화기를 굳이 누군가 에게
혹은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전화받는 법 혹은, 전화예절을 배우기는 했어도
전화기 사용법은 배우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알게 돼서 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스마트폰의 시작점이
친숙하고익숙한 전화 였기때문에-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 요즘이다.
새로운 것들이 이전과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고
발맞추어 가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40대가 넘어서자 나부터도 이제는 그 속도를 맞춰가는 것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의 스마트 폰에 대해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배움'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모르면 배우면 된다.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발맞추어 갈 수 있다.
앞서나가지 않더라도 괜찮다.
배우고 익히고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면 그것으로 기쁘지 아니한가!
스마트폰 교육은 늘 새롭다!!
난이도 역시 가지각색, 어르신의 사고방식도 다양하다.
가르치는 나도 늘 다채로우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