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택을 수리하고 이사를 들어오자 신기하게도 제비가 집을 지었다. 깡시골도 아니고 산도들도 없는 소도시의 평범한 주택가에 갑자기 제비가 나타나더니 내 집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8년간 살 때는 한 번도 없던 일이다. 아파트로 이사 나갔다가 내부수리를 마치고 다시 이사 들어온 직후였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제비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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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집어 들었다.
김영하의 <작별인사>
몇 장 남지 않은 책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그때,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성주꿀참외 사가세요. 달고 맛있는 꿀참외."
트럭의 둔한 엔진소리와 녹음기로 쉴 새 없이 외치는 꿀참외 파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내 집 앞 골목 끝에 멈춰 서서 계속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