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퍼 김진민 님을 만나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예쁜 손글씨'로 쓰인 문구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길을 걷다가 보는 간판, 책장에 진열된 도서, 상영을 알리는 영화 포스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 봉투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 손글씨를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예쁜 손글씨를 "캘리그래피"라고 합니다.
캘리그래피는 아름답다는 뜻의 그리스어 '칼로스(kallos)'와 그리다는 의미의 '그라페(graphẽ)'의 합성어입니다. 아름답게 그린 글자로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캘리그래피는 상대적으로 특수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특별한 장소가 마련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어 취미 활동으로도, N잡의 영역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캘리그래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감성글씨의 대표 작가이자 캘리그라퍼로 활동 중이신 김진민 님을 만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대표님, 안녕하세요.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캘리그래피 브랜드 감성글씨 대표 작가 김진민입니다.
저는 서예를 전공했고, 현재 캘리그라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퍼이자 강사로 활동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서예와 캘리그래피 그리고 전통 인장 만들기 수업을 나가고 있고요. 서울대부터 성균관대, 성신여대 같은 대학들과 외교부, 금융위원회 같은 국가 기관에도 출강했습니다. 수업 이외에는 방송이나 잡지의 타이틀을 제작하거나 소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 캘리그래피란 무엇인가요?
캘리그래피가 무엇이냐라... 조금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캘리그래피를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어요.
캘리그래피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흔하게 사용한 지가 얼마 안 됐어요. 그래서 아직은 사전에 표기도 다양하고, 번역도 다양하게 할 정도로 정확하게 '캘리그래피는 이거다!'라고 정의된 바가 없습니다.
음... 저는 개인적으로 캘리그래피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캘리그래피는 문자를 활용한 개성 있는 표현 예술이다!
Q. 서예 전공이라고 하셨는데 서예가가 아닌 캘리그라퍼가 되셨어요. 캘리그라퍼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캘리그래피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와 업으로 삼게 된 과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제가 졸업할 시기에 서예의 인기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저는 서예가가 되고 싶어서 서예를 전공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서예만으로는 졸업하자마자 먹고살 길이 없었어요. 그래서 회사도 다니고, 장사도 해봤죠. 마침 그때 캘리그래피가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하더라고요.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학생 때부터 조금 관심을 갖고 있던 캘리그래피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정말 작은 작업들 그리고 동네 수업들을 진행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경력을 쌓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어디 가면 저를 캘리그라퍼라고 소개를 하게 되었네요.
Q. 대표님은 서예를 전공하셨잖아요. 그게 캘리그래피에 많은 영향을 미치나요? 왠지 서예를 전공하셔서 캘리그래피를 하실 때에도 도움이 되셨을 거 같아요.
저는 서예를 전공한 것이 최고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최악의 단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1990년 2월에 처음 서예 붓을 잡았어요. 참 오래됐죠? 문제는 바르게 쓰는 것을 기본으로 익히고 오래 써오다 보니 대충 써도 바르게 써지는 거 있죠? 그 틀을 깨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Q. 예쁜 캘리그래피 작품을 보면 '와, 나도 한번 저렇게 써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캘리그래피는 문자를 예쁘게, 개성 있게 표현을 하는 예술활동인데 악필인 사람들도 캘리그래피를 할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방금 전 캘리그래피는 문자를 활용한 개성 있는 표현예술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개성 있는'에 주목해보세요. 한 사람의 글씨체가 하나의 개성이 될 수 있거든요. 바르게 쓰기를 원하면 악플 교정 학원을 다니거나 컴퓨터로 타이핑을 하면 되는 걸요? 그리고 바른 글쓰기만이 정답이라면 다양한 작품이 나오지도 못할 겁니다.
Q. 저는 가끔 캘리그래피 작품들을 보면 서예 작품들하고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서예하고 캘리그래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요?
캘리그래피는 서예하고 기본적으로 많이 닮았습니다. 붓을 사용해서 글씨를 쓴다는 개념에서는 같고요.
하지만 서예는 바르게 쓰는 게 기본 바탕이고, 바르게 쓰기가 되면 거기서 변형을 거듭하는 건데 캘리그래피는 거기서 더 벗어나서 더 자유롭게, 생활 속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캘리그래피에 예술성이 가미되면 당연히 더 좋겠지만 서예보다는 상업성과 생활성? 쪽으로 더 기울어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대표님, 요즘 N잡 시대라고 하잖아요! 캘리그라퍼도 N잡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을까요?
N잡으로서의 가능성이 아니라 N잡 그 자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캘리그라퍼 초기에는 N잡을 하는 게 더 좋습니다. 이 분야가 시작한다고 해서 바로 매출이 오르지는 않다 보니 처음엔 취미로 시작해서 포트폴리오를 쌓고, 그걸 기반으로 일을 하나씩 늘려가는 게 기본이라고 보시면 돼요. 저도 대학원을 그만둔 후 10여 가지의 직업군을 전전하며 포트폴리오를 쌓아 오면서 캘리그라퍼가 되었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소수로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던 제가 지금은 큰 기관에서 수백 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방송에도 글씨가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관심이고, 그다음엔 노력이고, 그다음엔 확장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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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설명을 들으면서 점점 더 캘리그래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에 저처럼 캘리그래피에 관심이 있거나 도전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온라인 클래스를 준비하셨다고 들었어요~ 클래스에서는 어떤 걸 배울 수 있을까요?
제 클래스는 단순히 기능을 배우기보다는 이 클래스를 완료한 뒤에 혼자서 연습하고, 스스로 발전하실 수 있길 바라며 진행됩니다.
그냥 기능이나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연습한다면 인터넷에 널려있는 강습 영상으로도 충분합니다.
수업을 하면서 제 글씨를 따라 쓰지 말고 참고만 하시라고 반복해서 말씀드릴 거예요. 제 글씨를 따라 쓰는 것에만 집중하시면 물론 당장 며칠 정도는 빠르게 글씨가 잘 써진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이후 발전이 더뎌질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흥미를 잃고 취미로도, N잡으로도 더 나아갈 수는 없겠죠.
그래서 혼자서 연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클래스를 진행할 겁니다.
Q. 어떤 분들이 이 강의를 수강하면 좋을까요?
캘리그래피를 처음 배우는 분부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까지 누구나 들어도 좋습니다.
처음 캘리그래피를 접하신다면 연습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고,
경험이 있거나 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 중 변화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겁니다.
Q. 대표님, 이번 클래스에서는 어떤 도구를 메인으로 사용하게 되나요?
이번 강의에서는 기본적으로 붓펜을 사용할 겁니다. 캘리그래피에 사용되는 펜의 종류는 무수히 많지만 가장 많이 사용된 건 서예 붓을 닮은 둥근 붓펜과 딥펜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굵기의 변화나 속도감을 통한 느낌 표현에는 붓펜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결과물만 놓고 봤을 때는 화선지에 먹을 묻혀서 작은 서예 붓으로 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지만 준비와 정리 과정이 생각보다 힘이 듭니다. 작업실이 있고, 일정한 공간에서 화선지를 펼쳐놓고 할 수 있다면 추천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간편하고 관리가 쉬운 붓펜을 추천드려요.
붓펜을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펜들을 사용하는 방법도 같이 알려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취미로 또는 직업으로 캘리그래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 또는 이 인터뷰와 클래스를 보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이 거창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이 그런 좋은 기회로 시작하긴 힘들다 생각됩니다. 뭐든 제대로 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그게 어디까지 커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저 역시 N잡으로 캘리그래피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동네에서 2명, 3명 모아놓고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고, 명함에 들어가는 개인 이름 정도를 쓰는 등 작은 일로 캘리그래피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국가 기관이나 대학에서 2~300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고, kbs, 수협방송 등에 제 글씨가 나가고, 제 글씨가 새겨진 음료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었어요.
캘리그래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마음에 담긴 이야기를 글씨에 담아내다 보면 곧 나만의 작품이 되어 있을 겁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1억뷰 N잡에서 저, 김진민과 함께 시작해볼까요? 클래스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