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어버리기 전에

멀어져도 사라지지 않게

by 서쪽창가

해가 완전히 지기 전,
하늘은 잠시 더 눈부셔진다.
마치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든 빛을 쏟아내는 것처럼.

나도 그런 순간을 안다.
기운이 다 빠져나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웃어 보이던 날들.
누구도 모르게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세우던 밤.

빛은 항상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애틋하고, 더 붙잡고 싶어진다.
그게 사람일 때도,
꿈일 때도,
내 안의 작은 믿음일 때도 있다.

때로는 그 빛이 나를 외면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멀어지는 걸 알면서도,
붙잡아야 할지, 그냥 두어야 할지
수없이 망설였던 순간들이 있었다.

내가 너한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준 걸까.
그 질문이 마음속에서 돌처럼 가라앉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깊숙이 선 알았다.
그 빛이 꺼지면 나도 함께 어두워질 거라는 걸.

빛을 잃어버리기 전에
나는 그 빛이 무엇인지 기억하려 한다.
그리고 아주 작은 힘이라도
매일 그쪽으로 보내려 한다.

내 하루가 무너져도,
내가 가진 것을 조금씩 잃어도,
그 빛만큼은 꺼지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게 내가 선택한 마음이고,
내가 감당하기로 한 약속이었다.

언젠가 어둠이 나를 삼켜도,
내 안 어딘가엔 분명히
그때의 빛이 남아 있을 테니까.

그저,
조용히 가까이 서서
숨으로, 체온으로,
내가 가진 모든 온기로
그 빛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도, 끝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게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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