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내 곁을 지켜준 흔적
시간이 흘렀지만,
돌아보면 유난히 또렷하게 남아 있는 순간이 있다.
많은 말이 오간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짧은 말 한마디, 그것뿐이었다.
그 사람은 장난기가 많았다.
사소한 농담 하나에도 웃음이 번져, 잠시라도 무거운 공기가 풀리곤 했다.
그러면서도 책임감이 강해 무거운 짐을 끝내 외면하지 못했다.
가벼움과 무거움, 두 얼굴이 늘 나란히 있었다.
나는 자주 외톨이라고 느꼈다.
자리가 있어도 내 자리는 없는 듯했고,
함께 있어도 홀로 서 있는 기분이 스며들었다.
그런 날들 속에서,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수고했다.”
짧고 단순한 두 글자.
처음엔 무심하게 들리기도 했고,
내 마음을 다 알아주기에는 부족한 말 같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오래 머물렀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 사람을 많이 고생시켰다.
내 불안과 무거움을 함께 짊어지게 했고,
때론 지쳐 있는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지나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만 되뇌곤 했다.
“고생 많았다, 진짜.”
그 말은 그 사람을 향한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지난 시간을 버텨낸 나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서로의 고단함이 겹쳐 있던 시간,
그 안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버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려온 “수고했다”는 말은
나를 탓하기보다 묵묵히 끌어안아 주는 듯했다.
그 말은 짧았지만 오래 남았고,
지금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반복된다.
말 한마디가 남은 사람.
그 짧은 울림이 아직도 내 안에서 살아 있고,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말에 고마움을 느낀다.
두 글자의 단순함 속에 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