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싫던 내가 운동으로 7kg을 뺐다

운동을 4년 지속할 수 있었던 나만의 꿀팁

by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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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집에 생긴 러닝머신은 다이어트에 대한 나의 열의를 고무시켜주었지만 오래가지 않아 소문의 비싼 옷걸이 신세가 되었다. 분명 러닝머신은 운동을 시작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이었지만 나에게는 어렵게 느껴졌다. 뛸수록 몸이 무거워지는 데다 설정한 속도에 맞춰 조심히 달려야 한다는 게 답답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재미가 없었다. 운동을 하는데 무슨 재미를 찾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엔 인내심과 끈기가 없어 오래가질 못한다. 때문에 재미라는 요소는 내게 중요한 것이었다.


그런 내가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 녀석을 만난 건 2019년, 아직 추위가 한창인 2월쯤이었다. 늘 무릎이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사시는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가 큰맘 먹고 실내 자전거를 구입하셨다. 그냥 자전거는 알지만 실내에서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있다는 걸 나는 이때 처음 알았다.


제자리를 달리는 자전거가 신기했던 난 곧바로 타보았다. 페달을 돌리자 제법 묵직하니 힘들었지만 러닝머신보다 더 달린다는 실감이 났다. 운동에서 처음으로 재미를 느낀 순간이었다. 원래라면 주인인 어머니가 타지 않아 옷걸이가 될 뻔한 실내 자전거의 운명을 내가 바꾸었다. 그리고 실내 자전거는 운동하지 않던 내 삶을 바꾸었다.


서너 달에 한 번씩 병원 진료를 받는데 어느 날은 종합검사를 받았다. 놀랍게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보다 훨씬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나는 패스트푸드를 즐겨먹지 않는데도 말이다. 내가 뇌전증을 진단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이 운동을 권장하셨었는데 이제는 마냥 흘려들을 수 없게 되었다. 선생님은 또다시 내게 말했다. 꾸준한 운동을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그런데 이번에는 디테일하게 콕 집어서 말해주셨다.


“요가보다는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는 운동을 하세요.”


나에게 필요한 건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정적인 운동이 아닌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었다. 그래서 ‘체력과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실내 자전거를 알게 된 것이다. 웬디 우드 저서인 <해빗>에서 말하길 습관을 만드는 건 불굴의 의지가 아닌 장소, 도구, 사람, 시간, 행동 등 모든 것이 상황과 결합될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때가 나에게는 적기였던 것이다. 이 말처럼 나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었다. 서른이 되어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이지 않을까?


운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데에는 병원에서 접수 일을 했던 것도 한몫했다. 전엔 운동을 다이어트를 위한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는 환자분들을 보며 운동은 건강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커졌다. 나이 육, 칠십에 실내 자전거 타기가 힘드실 법도 한데 도중에 그만두는 일은 없었다. 느리더라도 결국 해야 할 할당량을 채워내셨다. 그 모습을 보며 사지 멀쩡하면서도 힘들다고 운동하지 않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더랬다. 만약 운동을 체중감량을 위한 것으로만 생각했더라면 나는 금방 질려 그만둬버렸을지도 모른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운동에 재미를 붙인 난 일주일에 7번을 내리 운동한 적도 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6시 반이다 보니 밥 먹고 한 시간 운동이라는 루틴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운동 후 씻고 침대에 누울 때 느끼는 개운함은 나를 운동에 더 중독되게 만들었다. 회식 때는 어떻게 했냐고? 저녁 11시든 몇 시든 지 간에 끝나는 대로 집에 돌아와 캄캄한 거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계속 운동하던 중 몸무게를 재보았는데 첫 달에 1kg이 빠졌다. 따로 음식을 조절한 것도 아니었기에 별로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 달 뒤 또 재보니 2kg이 빠졌다. 그 뒤로도 한 달에 약 1kg씩 빠져 최종적으로 약 7kg이 빠졌다. 식단 없이 순수 운동만으로 이뤄낸 쾌거였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에 다이어트의 효과라니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은 셈이다.


아래는 내가 운동을 지속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나만의 꿀팁이다.


1. 메모 어플에 운동하는 시간과 종목, 날짜를 기록한다.

2.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


이 별거 아닌 것 같은 두 가지로 나는 4년 동안 지치지 않고 운동하고 있다. 간단하다, 먼저 네이버 메모든 메모 어플을 휴대폰에 다운로드한다. 그리고 메모장에 ‘운동’이라는 이름의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고 거기에 운동을 시작하기 직전 시간을 적는다. 운동이 끝나면 시작한 시간 뒤에 끝난 시간을 적고 어떤 운동을 했는지 적는다. 운동한 날짜는 자동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하면 된다. 이 메모의 힘은 쓰자마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한 달, 두 달 뒤에 운동 카테고리를 열어 꾸준히 운동한 기록을 보면 나 자신을 좀 더 믿게 되고 없던 의욕도 생겨난다. 기록은 나를 위한 증거가 되어준다.


KakaoTalk_20221012_190834926.jpg 나의 메모장


두 번 째는 운동을 하며 좋아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다. 실내 자전거는 휴대폰 보기에 매우 적합한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러닝머신을 할 때도 보면서 운동할 수 있기는 하지만 몸이 많이 흔들려 화면을 보기가 힘들다. 그에 반해 실내 자전거는 균형 유지를 위해 손잡이를 잡고 타기 때문에 운동이 됨과 동시에 무언가를 보기 좋다. ‘그렇게 해서 운동이 돼?’라고 의심이 들 수 있으나 영상에 빠져 다리를 멈추지 않는 이상 효과는 있다.


나의 경우에는 이 시간을 활용해 미뤄둔 자기 계발 영상이나 아이돌 영상을 시청했다. 보고 싶은 영상도 일부러 참았다가 이때 몰아보다 보니 운동하는 시간이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말하자면 이 전략은 운동을 하면서 운동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핵심인 셈이다.


우리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시험에 든다. 그럴 땐 나의 의지를 믿는 게 아닌 내가 해온 흔적과 좋아하는 것들을 믿어보자. 나도 나의 의지력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들을 믿었다. 그들이 내게 운동할 힘을 줄 것이라고 말이다.


당장은 괴로울지라도 나중에 운동이 가져다 줄 즐거움은 배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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