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로 읽는 법률 인문학
아내 몰래 시누이에게 큰돈을 건넨 백조왕자.
백조왕자의 아내는 과연 그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이야기 읽고 오기>
1. 우애가 독, 시댁과 시누이만 챙기는 백조왕자들 (brunch.co.kr)
법에 따라 누군가에게 돈을 달라고 하기 위해서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 빌려준 돈이라면 돌려받을 수 있겠죠. (소위 “대여”라고 합니다.)
만약 배우자가 나 몰래 가족에게 돈을 “빌려주었다면”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법에 따라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거 빌려주는 거야”라는 것에 대한 문자나 대화 녹음 등 증거가 필요합니다.
둘째, 잠깐 맡겨둔 돈이라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아내 몰래 비자금을 만들고 싶은데 아내가 내 공인인증서를 가지고 있어서, 엄마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서 돈을 관리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사실은 내 돈이지만, 엄마 이름을 빌려서 돈을 가지고 있는 거죠.
또는 남편 사망 보험금으로 집을 사려고 했는데, 시부모님이 찾아와 자신들의 이름으로 일단 집을 사놓고, 나중에 손자가 대학 갈 때 그 집 명의를 바꿔 주겠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사실은 며느리와 손자의 돈이지만 시부모님 이름으로 집이 명의신탁되어 있는 것이니 시부모님에게 그 집을 돌려 달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국 ‘내 돈이지만 잠깐 맡아줘’라는 것에 대한 문자나 대화 녹음 등 증거가 필요합니다.
셋째, 이도 저도 아닌 경우입니다. 그냥 우리 엄마가 불쌍해서, 우리 동생이 불쌍해서 돈을 준 경우입니다. (소위 “증여”라고 합니다) 대부분 이 케이스일 것 같은데요.
이때는 돈을 받은 사람이 ‘옛다, 돌려줄게’라고 한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돈을 받은 사람이 돌려주지 않겠다고 한다면 돌려받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이런 경우라면 돈을 돌려받겠다고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한 일에 힘과 마음을 쓰는 일이니까요. 이럴 땐 통 크게 '좋은 일 했다'라고 생각하거나, 그냥 이 일을 벌인 그 사람과 헤어지는 편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