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오늘도 제법 됩디다

- 매미성

by 시숨

매미성


거제시 장목면 매미성이라는 이름의 성 한채는

태풍 매미를 본적도 없었으나, 전 재산을 들여

사서 일군 터가 바람과 파도에 후려 맞았을 때

주인 백순삼 씨는 손 발 끝에 절절히 분노가

있었던가 보오 아픔이 이름이 되기도 하고

무너짐이 세워짐이 되기도 할 때에는

틀림없이 물리학이 함께 하오 허허벌판에

감정만으론 휑한 바람 하나 지날 것이나

화강암을 수레에 올리는데 필요한 힘의 양과

돌과 돌을 틈없이 쌓는데 드는 손의 정교함은

하나도 거짓이 없지 않겠소 그리하여 딱

주인장이 움직인 만큼 성은 해안을 닮아

갔더랬소 성이란 건 그리 고된 것이라 들었소

하필 그때 태풍의 이름이 우리말 매미가 되어

또 하필 그때 그리 세차게 때려, 또 하필 그때

우공 같은 사람 하나가 있어 말도 안되는

성 한 채가 섰으니 이야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오늘도 제법 됩디다 사람들이 제 발걸음으로

찾아 올 줄은 아마도 몰랐던 듯 매미성은 멀리 잔잔한

수평선 처럼 멀뚱이 있더이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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