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달 밝은 시골의 밤
잠을 자려다
나무 밑에 두고 온 책이 생각나
낡은 운동화에 맨발을 우겨넣고
풀섶을 밟았지
낡은 가죽이 뒷꿈치를 잡아 끌더니
돌아올 때 결국
따끔한 상처 하나 남았네
잠자리에 누워 떠오르는
양말 한 켤레
눈이 있었다면 내 발 쪽을
향했을까
마음이 있었다면
발의 굳은살 연민했을까
팔이 있었다면
온 발을 꼭 껴안고 있었을까
아무것도 아닌
한 켤레가 그동안
나 몰래 주었을
짝사랑 같은 감정 하나가
웬걸, 잠을 뒤척이게 하는 밤
쓰린 발뒤꿈치와 함께
우습게도 양말을
깊이 생각하며 자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