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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 Aug 14. 2022

30살 생신입으로 취업 가능합니다. 다만,

30살 생신입으로 취업하기

여기저기 넣은 이력서는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자연스레 내 포트폴리오가 그렇게 못 봐줄 만한가? 하다가 겨우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지원한 곳 중에 제일 물음표가 그려지는 곳이었다. 자체 앱이 없고 외주 받아 회사를 꾸려가는 곳, 그리고 곧 앱 출시를 앞두고 있는 회사였다. 하지만 관련 기사나 정보가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너무 부족했고 이 전에도 급한 마음에 회사를 들어갔다가 후회한 경험이 있어서 지금 당장 가도 괜찮을까 하는 심정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다 내 따위가 고민할 자격이 있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누군가가 나를 불러준다는 게 행운 아닐까 하다 이내 포트폴리오의 질을 올려서 더 좋은 곳을 노려야 하나 생각했다.


실무자분께 이 주제로 도움을 요청했다. 실무자분은 지금 내 나이는 적은 나이는 아니니 일단 가서 실무경험을 쌓으며 틈틈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실력을 쌓아 이직하는 것이 베스트라고 하셨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그랬다. 아무리 지금 포트폴리오의 질을 올린다 해도 한 두 달 가지고 될 일은 아닐뿐더러 이제는 정말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취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이슈가 가장 크다.)


그렇게 나도 취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껏 포트폴리오의 늪에서 빠져나왔다면 더 웅장하고 큰 산들이 겹겹이 내 앞 길을 막고 서 있는 것이다. 일단 스타트업 특성상 내 포지션이 확실하지 않아 가자마자 사업계획서 같은 글쓰기 위주의 일을 하기 시작했고 현재 4개월 차지만 직무 관련 업무는 딱 한번, 그것도 매우 짧은 주기로 끝이 났기 때문이다.


회사 분위기나 문화는 너무도 완벽했다. 이 회사가 두 번째 회사라 비교 대상인 전 회사와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마케팅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 고민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아무래도 이전 경력이 마케팅 업무여서 뽑으신 것 같기도..) 그렇다고 당장 그만둘 수 있는 상황이거나 이직할 상황과 실력은 아니고 회사일은 회사일대로, 취업과 동시에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그나마 직무 스킬을 쌓아야겠다고 결론지었다.


비전공자 30살 생신입의 취업후기는 이렇다. 취업은 할 수는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가진 특성, 자금이 부족하고 한 사람에게 많은 포지션을 원하는 곳에서 첫 스타트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취업만 하면 나는 그 회사에서 켜켜이 내 커리어를 쌓게 될 줄 알았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세계가 이 스타트업이랜다. 관련 커뮤니티를 보아도 이 직무로 지원했다가 아예 다른 길로 빠진 사람들도 많은 걸 보니, 단점이 될 수도 오히려 내 특기를 찾아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주할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스킬 업을 두배, 세배로 해야지만 비전공자가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났다. 회사에서 주는 업무는 열심히 쳐내야 하는 건 당연지사. 이후, 따로 공부는 지속과 동시에 많이 해야 한다. 직장인 가면을 쓴 취준생이 적절한 표현이겠다. 나는 여전히 직무 공부를 하고 있고(당연한 것..) 이직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막상 취업을 하니 나이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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