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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rephath Sep 17. 2024

[에세이]11시

 11시다. 11시가 의미하는 것은? 자기에도 애매하고 안 자기에도 적당하지. 않은 시간. 우린 모두 삶의 11시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영원히 잠들어야 할 12시를 남겨두고 1시간이란 긴 시간을 꼭 몇 년 더 살 것처럼 열심을 낸다. 하지만 애매한 시간이다. 12시가 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건, 앞으로 남은 1년을 어떻게 살 것이 지 상관 없이 12시가 되면은 모든 것이 끝난다.

착하게 살았다고 13시가 14시가 오는 것도, 악하게 살았다고 11시 반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린 우리 모두의 12시를 갖고 있다. 모든 것이 막을 내리는 칠흑 같은 12시, 그 12시를 향해 살아가고 있다. 미리 잠들어 버리기에도, 그렇다고 침상에 눕지 않기도 애매한 11시란 시간. 우린 이 11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누워서 이대로 잠들 것인가, 그  시간 동안 뭐라도 할 것인가? 우리 인생이 11시에 우린 갇혀있다. 득음을 마주하고 지난날들을 돌아보는 11시. 11시에는 침상에 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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