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arephath Sep 17. 2024

규리, 성칠 그리고 궁합

궁합의 잔인함

매우 더운 날이었다. 딸기라떼를 사먹으로 급히 카페에 들어갔다. 오 마이 갓, 자리가 없다.주문했던 것을 취소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 더운 날 갈 곳이 어디란 말이냐? 기껏 생각해낸 곳이 은행이었다. 그래, 은행 로비에서 믹스커피나 마시자. 내 주제에 카페는 무슨… 은행 로비에서 믹스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은행 여직원 중 하나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혹시 거창고등학교 안나오셨어요?’맞는데요.’‘나야나, 규리, 나 모르겠니?너 성칠이지?‘’규리, 알지 규리, 너 정말 많이 이뻐졌구나.’‘화장빨이지 뭐.’

둘은 지난 얘기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퇴근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규리는 시말서를 쓰고 겨우 퇴근했다.‘ 오랜만에 만난둘은 그냥 헤어질 수 없었다. 당연히 한잔 걸치고 저녁식사까지 했다. 그리고 둘이 다음날 아침 일어난 곳을 어느 모텔방이었다.‘옛날 생각난다 그지, 아저씨???’‘아저씨는 무슨, 나 아직 결혼도 안했어’왜냐고 물으려던 규리는 그만 두기로 했다. 오랜만에 만난 사이에 인생지사 모든이유들을 다 물을 수 없었다. ’규리야 우리 다시 만날까?‘’그래 그러자 또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시간을 줘’‘알았어 하지만 나 오래 못기다려.’그렇게 둘은 모텔방에서 각자 출근을 했다.그날 저녁 둘은 다시 만났다. ’그래 다시 만나자. 하지만 조건이 있어. 저번처럼 일방적인 이별통보는 안돼.‘,,,알았어. 그땐 미안했다.’‘아니 지난 일을 따지려는 게 아니고 그 때 내가 너무 힘들었었어. 다시 또 힘들고 싶지 않아.‘ 성칠은 말없이 담배만 피워댔다. 그들은 그날 저녁 또 만났다. 또 커피 마시고 또저녁먹고 또 섹스하고,,,’뭐 새로운거 없어, 아저씨? 이건 예전이랑 똑같잖아? ‘,,,새 새로운 거 뭐? 뭐 이상한 짓이라도 해줘?’‘야~그런 뜻이 아니잖아, 우리 데이트 하자. 예전에 못해봤던 등산이나 산책, 영화보기,,, 할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얘긴 됐고 이번 주말에 시간 비워 놔. 부모님 뵙기로 했어‘’뭐? 그런 중요한 일을 니 맘대로 정해? 너네 부모님들이 나에게 어떤 분들이신지 잘 알잖아?‘’그래서 그러는 거야 이번엔 질질 끌다가 결국 부모님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거야. 빨리 진행할 거니까 너도 그렇게 알고 있어.

주말에 부모님을 만났다. 어머니가 말했다 ’아니, 너는. 우리 성칠이를 저주에 빠뜨릴 살의 사주를 타고 났다는 그 애 아니냐? 그 애 맞지? 성칠아 얘는 어떻게 다시 만난게냐? 제발 우리 성칠이 좀 놔 다오.‘

’한달 뒤에 결혼이예요, 그렇게 아세요.‘

성칠은 이 말 만을 남기고 규리의 손을 잡고 나와 버렸다. ‘그래 이번 만은 네가 하자는 대로 따를게’ 규리가 말했다.

진정으로 성칠은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 곧 한달이 지나고 결혼식 날이 왔다.성칠의 부모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결혼식보다 아름답고 뜻깊게 진행했다. 지금은 애를 셋이나 낳고 잘 살고 있다는 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