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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rephath Sep 20. 2024

나의 Caroline

그녀는 내게 첫눈에 반했다 했다. 아오자이를곱게 차려 입은 베트남의 영어선생님, 나의 Caroline. 어느 세미나에서 만난 그녀는 나를 보는 순간 어느 한류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배우인 줄 알았다고 한다. 내가 Oppa라는 단어를 가르쳐 주고 앞으로 나를 오빠라고 불라라고 했더니 착실하게도 나를 오빠라고 불러줬다. 그렇게 몇일 안되는 세미나 기간 동안 나는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 여자친구를 갖게 되었다.Caroline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왜 그녀가 배우나 연예인이 아닌지 의아할 정도였다.베트남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그 누구를 비교해도  Caroline이 아름다웠기 떄문이다. 그녀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베트남의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 오토바이다.세미나 마지막 날 나는 숙소에서 그녀와 함께했다.  키스를 하고, 가슴과 엉덩이와 음부를 애무했다. 그녀도 뜨겁게 나를 가졌다.기나긴 삽입의 시간이 끝나고 그녀는 이만 가봐야 한다고 했다. 집에서 남편이 기다린 다는 것이었다. 그 칠흙같은 밤에 그녀는 자신의 스쿠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마음이 아팠다.  다음날, 나는 Caroline을 만나지 못했다. 일정 상 함께 하는 일정이 없었고 우리는 모두 귀국하는 날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진심으로 사랑하노라고 얘기했고, 정말로 집을 공항 근처로 이사를 해 거의 매달 베트남으로 그녀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주로 그녀와 skype로 만났다.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속살을 보여주며 사랑을 속삭였다. 세미나에서 돌아온 후 논문을 써야 했음에도 나는 논문 쓰기를 게을리 했다. 논문을 쓰러 컴퓨터 앞에 앉으면 자연스레 skype을 켜고 그녀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논문을 망쳐버리고 많을 것들을 잃었지만, 나는 행복했다.내 평생에 단 한번 있을 교통사고 같은 사랑, 나의 Caroline, 지금은전화나 한번씩 하고 서로 이성을 되찾고 우린 그저 친구일 뿐이라고 얘기하지만, 우리의 뜨거웠던 사랑은 나도 그녀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Caroline 이여, 행복하여라. 내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네 주변을 어슬렁거리지 못하는 비겁한 놈이지만,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의 교통사고같은 여인이여. 그대를 사랑하노라. 나의 Caroline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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