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싶어죽겠다. 집에 가도 별건없다. 단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불안과 초조 속에서 여기를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사실, 여기를 벗어나 집에 간다 해도 집에서 또 나가고 싶어 죽을 게 뻔하다. 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감정상태는 내가 겪은 정신적, 육체적 증상 중 최악이었다. 도대체 해결이 나지 않는다. 약먹고 자거나, 저절로 잠들거나 하지 않는 한은 결코 해결나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불안증이다. 정확하게 불안증인지 공황장애인지 뭔지 전문적인 용어는 모르겠으나, 일단 불안하니 불안증이라 부를까 한다.
이 불안은 예방이 불가능 하다. 왜냐하면 하루 24시간 잠든 떄를 제외하고는 항상 그렇게 때문이다. 죽고싶은 것과는 좀 다른 성질의 증상인데, 하여간 사람을 가만 앉아있거나 누워있게 만들지 않고 어느 자세를 취해도 불편함과 불안감이 지속된다는것이 이 증상의 최악이다.
왜, 무엇때문에 나한테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는 알 지못한다. 단지 통증과의 관계는 있는 것 같다. 만성통증이 생기고 부터 이 통증이 나에게 던져주는 것이 불안증인 것 같다. 어떻게 해도 편하지 않은 통증, 그래서 생기는 불안감. 아픈 것만 해도 죽을 맛인데 마음까지 불안하니 정말 죽을 지경이다. 아프고 불안하고 가만 못있겠는데 움직이면 아프고, 나를 악순환의 고통 속으로 가둬둘려고 악마가 계획이라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런 증상은 없었을 것이다.
가만 보자. 내가 악마한테 잘못한게 뭐가 있나? 너무 착하게 살았나? 이제부터라도 악마가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 하면 악마가 좀 봐줄려나? 악마건 신이건 제발 나를 이 고통과 불안의 악순환애서 좀 건져 주시오. 내 원하는 건 뭐든해 드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