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힘들게 했던 일과 이들도
추억의 저편으로 멀리 가버렸다.
마치 영화속 한장면 같이
신기루 같이 사라져 버렸다.
도저히 해답이 없던 일들도
해결이 되지 않아도 더이상 받아 못들일
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소고기뭇국 한그릇에 행복하고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군고구마
두개에 한없이 행복해진다.
사십대가 되었다는건
더이상 썸타는 여자애와 영화데이트 약속
잡으려 맘 졸일 일도 없고
실연한 일로 인해 친구들과 하소연하며
말술을 마실 일도 없다는 의미다.
사랑도 미련도 미움도 모두 환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나이다.
모든 사랑 미련 미움
가슴속에 차곡차곡 저장해두고
맥주 대신 용정차 한잔에
반야심경
주기도문
십계를
글씨 연습 삼아 매일저녁 세번 네번씩
쓰면 더없이 평온 해진다.
책장에서 먼지 쌓인채 모셔져 있던 책들을
하나 하나 펼칠 여유가 생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복여시
인생이란 여행길에서 이젠 받는 것보다
갚을것들이 많아진다.
94세에도 건강하시지만 매일 매일
요양원에서 다른 할머니들과 하릴없이
지겹다며 엄마를 볼때마다
왜 안 죽어 지냐며 하소연 하는 외할머니를
보면 우리 엄마도 100세까지 문제 없을 텐데
나도 아마 90까지는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큰데
엄마가 적적하지 않게 뭔가를 준비해둬야 하는데
외삼촌들처럼 60대에도
해외에서 돈 버느라
엄마를 요양원에 모셔두고
싶지는 않은데
그전에 충분히 자산을 쌓아 두어야 하는데
또 이런 저런 조바심이 든다.
이젠 금강경을 외우고
쓰고 해야 할 때가 왔는가 보다.
어머니 아버지도
불경이든 성경이든 읽었으면 좋겠는데
그러기에는 이젠 시력도 나빠지셨고
정력도 딸리시는것 같다.
아버지는 시골집에 내려가
여름 내내 낚시하고 텃밭 가꾸고
콩농사도 하고
겨울엔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 돌아와
겨울내내 젊었을적 채 못 읽은
장길산 토지 등등 소설을 내가
넣어준 노트북으로 읽으신다.
그
모습이
먼훗날 내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과한 욕망을 하나 하나 내려 놓으려 애를
쓰고 있다.
현재 아버지만큼 그만큼만 되어도
그렇게만 되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