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어느덧 만개했던 벚꽃잎도 다 떨어져 가지에는 푸릇한 잎사귀만 남아있다. 이맘 때는 변화의 끄트머리에 있는 것만 같다. 잎이 돋아나 있지만 완전히 대를 펼치지는 않았고, 간간히 붙어 있는 꽃잎들은 봄날의 끝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금만 더 지난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자연뿐만 아니다. 3월에 첫 시작을 하게 된 학생들은 어색했던 학교가 점차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4월이 될 것이다. 한편 직장인들은 바쁜 연초의 일감들이 대강 정리하고 한해의 첫 분기 마무리를 하게 될 터이다. 그렇게 모두들 하나의 문을 열고서는 나아가려고 하는 때이다. 그렇다면 나의 4월은 어떠할까?
그전에 3월까지를 되돌아보자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나날들이었다.
별다른 기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한 몫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채워온 것인지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새해의 목표를 평소처럼 단순히 건강하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브런치 작가되기와 꾸준한 글쓰기로 두기도 했다. 그리고 울산으로 발령받아 회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온통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로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왔었다.
이제 4월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마음을 가다듬고 갈 때이지 않나 싶다. 무작정 시작해 보며 부딪혀 보았으니 그중에 옥석을 가리자는 것이다. 정말 내게 필요한 일들로 시간을 채워보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당연한 것인 만큼 꼭 챙겨야만 했다. 작년 말부터 심각해진 허리디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기도 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에는 그만 한 에너지가 필요했는데 가진 체력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 특히, 피로한 점은 피해 갈 수가 없었다. 큰 맘먹고 질러버린 PT수업은 앞으로 2분기 동안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을 계기로 남은 반년은 ‘체력 때문에’라는 이야기는 내 입밖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다음은 새로운 직장을 위한 준비이다. 모종의 이유로 이직을 결심한 만큼 틈나는 대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주객이 전도되며 하던 일을 제쳐 두면서 까지는 안 되겠지만,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어리석음을 보이고 싶지는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바로 ‘차근차근’이다. 절대 한 번에 다 하려고 하지 말자.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불러일으킬 뿐.
녹음이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4월, 나도 피어난 잎사귀처럼, 아이들처럼 자라고 싶다.
#별별챌린지#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