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해도 벌써 2번째. 작년까지 포함하면 3번째다. 이직하려면 스펙이 더 필요하겠거니 해서 목표했던 자격증이 있다. 국가기술자격증이라 일 년에 3번밖에 응시기회가 없다. 그만큼 공부해야 하는 양도 꽤나 방대해서 준비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번번이 응시 취소 버튼을 누르고 만다.
핑계도 가지가지다. 처음엔 급하게 준비한 나머지 시험 전체 분량을 한 번도 채 보지 못해 포기했다. 그리고는 다짐했다.
‘다음 회차에는 착실하게 공부해서 꼭 따보자!’
귀신같이 회사일이 생겨버렸었다. 시험장소에 가지도 못했다. 그리고는 다시 다짐했다.
‘이만큼 했으니까 다음번엔 별일 없으면 딸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이번에는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인생이 어디 내 마음같이 될까. 이번엔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렸고, 공부는 고사하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또 포기했다.
어쩌면 말이다. 그냥 하기 싫었을지도 모르겠다. 매일 퇴근해서 내 방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것도 싫었고, 꿀 같은 주말에 스터디카페에 박혀있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자신이 없었다. 그저 마침, 우연찮게, 포기할 ‘핑계’가 생겼을 뿐.
다음번에 또 시험을 응시할지는 모르겠다. 정말 하기 싫고, 하지 않으면 죽는 게 아니라면 그냥 안 하려고.
포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