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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umi 여이진 유신디 Oct 13. 2023

코크에서 만난 아일랜드

여행지 / 여이진

아일랜드에서 생각보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코크, 골웨이, 호스 등의 몇몇 도시를 가본 것 외에는 거의 더블린 시내에서만 머물렀다. 친구들과는 시간이 잘 맞지 않았고, 낯선 사람과 동행하는 것에는 두려움을 느꼈던 나였다. 그때 아니면 하지 못했을 것들을 결국 못하고 왔다.


각 도시는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시끌벅적하면서도 여유가 가득한 더블린, 유럽 특유의 골목 느낌을 풍기던 코크, 바다 옆 예술의 성지인 골웨이, 푸르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호스까지. 그중 나에게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코크였다.


무슨 조합이었을까. 어쩌다 구성된 우리는 함께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출발했다. 달리는 버스에서 달걀과 사이다를 먹으며 잔뜩 기대감을 나눴다.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 있는 작은 화장실마저도 즐거웠다.


아일랜드는 고속버스에도 화장실이 있다.


그렇게 달려 도착한 코크는, 정말 '아일랜드'다웠다. 더블린도 물론(당연히) 아일랜드지만,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길거리인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다운타운인 D1, D2를 벗어나도 그저 한적한 주택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코크는 유럽 특유의 골목 감성이 가득한 곳이었다. 외국인보다 아이리쉬가 많고, 시장에 장 보러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열심히 물건을 골랐고, 공원에는 가족들이 가득했다. 그런 일상적인 모습이 참 좋았다.



우리도 역시 이곳저곳을 거닐며 코크를 즐겼다. 한국 시장과는 다른 시장의 모습을 구경하고, 정처 없이 걷다가 마음에 드는 샵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아일랜드 불량식품도 사 먹었다. 한 공원에서는 Health care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코크에 사는 아이리쉬 마냥 코크를 마음껏 누렸다.


Health care 행사 현장


나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친구들보다 먼저 코크를 빠져나왔다. 아슬아슬한 버스시간으로 인해 버스정류장까지 미친 듯이 뛰었지만, 뛰는 동안 짧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시간과 장소마저도 모두 아름다웠다. 그렇게 코크에서의 기억은 끝이 났다.



그 뒤로 다시는 코크에 가지 못했지만, 계속 코크의 모습이 맴돌았다. 그리고 또 다른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아쉬움도 가득했다. 언젠간 꼭 코크에 다시 가봐야지. 그리고 던리어리, 달키, 벨파스트 등 아일랜드의 가보지 못한 곳들도 모두 눈에 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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