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실천력과 배달민족의 철학과 전통문화
태극기의 철학적 인식은 주체의식과 자존감을 확립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글로벌 시대라 해서 영어만 배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글로벌 인재는 자신의 뿌리와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때 빛을 발합니다. 천지자연 易에서 발원하는 태극기의 음양 철학은 창의력의 새암과 뿌리입니다. 창의력이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깨닫고 꾸준히 실천하는 힘입니다. 우리 할아버지할머니께서는 이를 입지(立志), 즉 뜻을 세우는 것으로 가르쳤습니다. 입지가 정해지면 창의력은 자연스럽게 발휘됩니다.
1970년대, SNS가 없던 시절, 저는 외국 친구와 펜팔로 소통하다가 태극기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게 되었습니다. 외국 친구의 태극기에 대한 질문에 단순한 설명만 할 수 있었던 경험은 저에게 태극기에 대한 궁금증을 남겼고, 이후 한자로 된 반야심경의 뜻을 알기 위해 시작하게 된 한문공부는 은사님께 대학을 시작으로 주역을 공부하게 되면서 비로소 태극기의 철학적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그 깨달음을 후학들과 나누고자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태극기에 대해 언급하기 앞서 우리는 먼저 대한민국의 민족에 대한 자칭 별호에 대해 우선 언급하고자 합니다.
혹자는 다문화가족이 많은 우리나라 현재는 단일민족이 아니라고 합니다. 글쎄요. 과연 단일민족의 뜻이 혈연관계만을 뜻하는 것일까요?
우리 민족뿐 아니라 지구상의 수많은 인류의 태양에 대한 숭배는 누구 할 것 없이 인정할 것입니다. 태양이란 이 태양계 우주 안에서는 단 하나뿐이죠! 태양이 단 하나인 것처럼 "홍익인간 재세이화弘益人間 在世理化"를 건국이념建國理念으로 삼고 실천해 내려오는 전통문화를 지키는 민족 그래서 단일민족이지요.
배달민족의 배달의 뜻은 밝달 즉 밝은 곳이니 태양이 비쳐 가장 밝을 때 밝은 곳을 뜻하고,
태양이 가장 밝을 때 가장 크기에 홍익인간 재세이화라는 큰 마음을 지닌 한민족이라 하고,
태양은 동쪽에서 뜨기에 이夷(훗날 동이족)라 하고 청구靑丘라 하였고,
활도 잘 쏘고 부지런하고 청결함을 좋아하는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배려하고 아껴주고 함께 살아가는 민족이란 뜻입니다.
한민족의 한은 恨이 아니고 대전大田을 한밭이라 하는 것처럼 크다는 의미입니다. 청구는 환웅 배달국의 서울인데 청구영언, 청구단곡, 청구야담 등등 우리네 전통과 관련된 것을 말할 때 청구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조선왕조 고종 때에 천제단天祭壇인 환구단圜丘壇을 비롯하여 태극기가 만들어지기 아주 아주 오래전부터 천지자연 역에서 발원하는 태극문양을 로고로 사용하며 중요한 곳에는 어김없이 이태극 삼태극 등 태극 문양을 사용하여 왔습니다.
조선왕조 말기에 고종은 다만 아주 오래전의 할아버지할머니의 정신과 철학을 다시 이 세상에 드러나게 하였으니 그 용기가 대단합니다. 예전에는 나라를 말아먹은 못난 왕이라고 배워 무시하였었으나 한문을 배우고 조성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한국문집총간(한국고전종합DB) 등의 자료를 읽으면서 고종의 마음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해보니 지금은 너무나 존경하고 고마울따름입니다.
그렇다면 고종황제는 무엇을 근거로 환구단(천제단)을 세우고 태극기를 만들고 무궁화를 세상에 드러나게 했을까요? 그 태극 문양은 언제부터 사용해 왔을까요?
아마도 천손인 우리네가 이 땅에서 시작한 그때부터이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할아버지할머니의 정신과 철학과 문화가 유언으로 우리의 가슴 속 깊이 새겨져 현재까지 전해져온 것입니다.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어느 순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나도 모르게 솟구쳐오르는 정신과 행동입니다.
태극은 음양의 조화와 우주의 이치를 상징하며, 문서상으로는 태호복희씨께서 팔괘를 만들어낸 것을 시작이라 합니다. 그러나 복희 씨께서는 그 이전부터 있었던 개념을 총정리했던 것이 아닐까요? 앙관부찰仰觀俯察하였다는 것은 사방을 살피며 천지자연에서 이치를 깨달은 것이겠지요. 하늘과 땅, 연못과 산, 해와 달, 우레와 바람의 현상을 삶 속에서 느끼며 정리한 것일 겁니다. 그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삶 속에 실천해 온 민족인 것입니다.
"夫易,卽天地也: 역易이란 바로 하늘과 땅 즉 천지만물 삼라만상이다"
《易學圖說序》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약 5개월 간의 입원치료를 받으며 이식수술을 통해 피부가 변해가는 것을 겪으며 '아! 나와 내 몸뚱이가 바로 역易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희할아버지와 여와할머니께서 전해준 정신과 역철학을 제가 그리고 여러분이 실천하면 제가 여러분이 각각 역易인 것입니다. 역易은 그 누구의 소유물이 아닌 것입니다.
복희할아버지는 왜 태극 8괘와 64괘를 전해주셨을까요? 태극기 중앙의 태극 문양은 사실 주변에 팔괘나 사괘를 그려 넣지 않아도 복희 할아버지 태극팔괘입니다. 왜냐하면 복희씨팔괘가 생성될 때 1건천 2태택, 3리화, 4진뢰, 5손풍, 6감수, 7간산, 8곤지의 순서대로 이루어지는데 이 순서를 따라 선을 그으면 바로 태극문양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8개 괘 중에 왜 4개의 괘만 그려 넣었는가? 혹자는 디자인 때문이라 하기도 합니다만, 사실 앞서 말한 우리 자칭 천손의 후예라는 의미가 그대로 태극기와 무궁화에 드러나기 때문인 것입니다. 역경易經(Yeok Kyoung)이나 주역周易(Ju Yeok)은 복희 씨 이전부터 존재하던 개념입니다.
태극기에 태극 문양이 이미 복희 씨 팔괘를 뜻한다면 왜 4괘만 남겨두었을까요? 태극기에 대한 오랜 기간 간직했던 질문을 주역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여쭈었습니다. 저의 은사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건곤감리는 각각 하늘, 땅, 달, 해를 뜻하고,
건과 곤은 천지자연 우주를 뜻하고
해와 달은 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것을 의미하는데,
이와 같이 배달민족은 천지자연, 우주에서 가장 밝은 지혜를 지니고
홍익인간 재세이화하려는 뜻을 세상에 실천하는 사람의 정신철학을 의미한다."
이 말씀을 들었을 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습니다.
그래! 이토록 훌륭한 철학을 지녀왔는데 왜 우리 것이 모두 별 볼 일 없는 것으로 여겨졌었지?
그 원인은 바로 내가 한문으로 된 책을 보아도 뜻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께서 남겨주신 글자를 배우지 않아 몰랐던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된 배경은 아주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었으니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그때부터 한문으로 된 서적을 제대로 해독해 보려고 보고 또 보고 수없이 보았습니다.
그렇다!
"주역의 건과 곤괘에서 감과 리괘까지는 천도天道를 뜻하고,
함과 항괘에서 기제와 미제괘까지는 인도人道를 뜻한다."
고 하셨습니다. 아하! 그래서 천손天孫인 우리네의 태극기에 건곤감리의 천도를 남기신 것이구나! 그 천도의 정신을 이 세상에 사람으로서 실천하며 살으라는 것이었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태극기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의 삶과 전통명절 음식에서도 태극정신을 실천하고 살고 있었고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살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한 해의 첫날인 설날에 가래떡을 만들어 떡국을 먹는데, 가래떡은 양陽을 뜻하고, 그 가래떡을 잘라서 국을 만드는 것은 음陰을 뜻합니다.
우리가 일생생활에서 사용하는 수저를 보면 숟가락 자체는 원형의 머리에 직사각형 손잡이가 있고, 젓가락은 2개가 짝이 되므로 음陰이지만 1개인 양陽이 합해서 되는 것이지요. 숟가락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을 그대로 형상했고 젓가락은 형상과 숫자로 만들어졌지요.
이외에도 우리네 삶 속에서 실천되고 있는 태극의 정신은 수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기반으로 무궁화 정신과 철학이 면면히 이어져오는 것이지요.
무궁화는 자강불식自彊不息을 상징하는 겨레의 꽃입니다. 특별한 왕실이나 개인의 로고가 아닙니다.
무궁화는 ‘끝없이 피는 꽃’으로,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며 내일이면 또 다시 피는 특성이 한국인의 은근과 끈기의 회복력을 상징합니다.
무궁화의 철학적 의미는 주역의 건괘(乾:䷀)에서 비롯됩니다. 주역의 건괘(乾卦: ䷀) 대상大象 “천행건군자이자강불식天行健君子以自彊不息”《周易》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우주는 건실하게 움직이며,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굳세게 쉬지 않고 실천해 나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천도天道는 천손天孫인 우리에게 "우주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본받아 타인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굳세게 실천해 나아가라."는 가르침을 주며, 이는 무궁화의 철학적 의미와 연결됩니다. 무궁화의 피고 지고 또 피는 특성은 우주의 끊임없는 운행과 같으며, 이는 자강불식(自彊不息), 즉 스스로 굳세게 쉬지 않는 정신을 상징합니다. 이는 해와 달이 매일 떠오르고 지는 것처럼 꾸준히 노력하는 배달민족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뜻하는 무궁화(無窮花, Hibiscus syriacus)는 아직 법적으로 국화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이 겨레와 함께 고락을 견뎌왔던 ‘끝없이 무한하게 피는 꽃’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다행히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로 지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8을 옆으로 뉘면 무한대라는 뜻을 의미하기 때문이랍니다. 물론 무궁화는 많은 별명이 있지만, 없을 무無, 다할 궁窮 꽃 화花 즉 끝없이 피어나는 꽃이라는 뜻입니다.
고조선 시절부터 ‘하늘에서 온 꽃’, 신라는 ‘근화향(槿花鄕)’이라는 명칭도 사용하였지요. 지구의 기후 변화에 따라 무궁화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지요. 다문화 가족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무궁화의 종류가 많은 것은 정작 부합하는 것 아닌가요? 다만 그 많은 무궁화 종류 중에 우리네 로고로 사용하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홍익인간 재세이화弘益人間 在世理化"는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데 세상에 우주자연의 이치대로 실천한다’는 건국이념입니다. 앞서 태극기에서 언급하였듯이 천지자연 우주에서 해와 달처럼 밝은 지혜로 인간 모두에게 혜택을 베푼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지요. 무궁화의 정신으로 꾸준하게 인내와 끈기로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지혜롭게 대처하며 실천하는 것이니, 이는 주역의 조화와 균형 철학과 맥락을 같이하며, 건괘의 각 효를 인생 단계에 비유해 삶의 지혜를 실천하도록 안내합니다
그러나 타인을 이롭게 한다는 것은 단순히 내 입장에서 선의를 베푸는 것 이상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고, 객관적으로도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자한 마음, 옳고 그름의 분별,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네 할아버지할머니께서 안내해 주신 주역은 우주와 만물의 이치를 관찰해 인간이 그 법칙에 따라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지혜의 도서圖書입니다. “이 법칙을 실천하는 대인은 진퇴와 생존의 이치를 알고 그 어느 때라도 바름을 잃지 않는다(大人者知進退存亡而不失其正) 《周易》 ”고 말합니다. 태극 문양은 음양의 순환과 무한한 64괘으로의 진화를 상징하며, 이는 홍익인간의 실천적 이정표입니다.
태극기, 무궁화, 홍익인간 재세이화는 주역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무궁화는 자강불식의 상징으로, 우주의 실천력을 나타냅니다. 홍익인간은 타인을 이롭게 하며 스스로 굳세게 나아가는 배달민족의 정신입니다. 태극기는 이 모든 철학을 담아 우리 민족의 뿌리와 우주의 이치를 상징합니다.
현대사회에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마음의 갈증은 커져갑니다. 그러나 “뿌린 대로 거둔다”는 진리는 변함없습니다. 우리의 유전자와 문화에는 이미 홍익인간의 지혜가 담겨 전해 내려왔습니다. 이를 깨닫고 실천할 때, 우리는 진정한 창의력과 인성을 발휘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강불식의 무궁화처럼, 태극기의 정신으로 홍익인간을 실천하며 우주와 함께 나아갑시다.
을사단오절 牛耳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