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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면 돼?”

파는 기술

나는 이따금씩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한 나의 노력이 섞인 것들을 생산해내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그림’이다.

두 가지 형식을 주로 이용하는데, 첫 번째는 펜과 노트를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이고 두 번째는 디지털 기기인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을 이용한 방식이다.

어떤 방식이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으며, 이 두 가지를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여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은 딸과 함께 방문한 이마트 내 a스토어에서 최근 출시된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만지작거렸다. 지금은 업무용 아이패드 프로 10.5 + 애플 펜슬을 사용 중이긴 하나, 역시 기기는 신제품이 늘 옳은 것 같다. 삽시간에 내가 사용 중인 기기는 오징어가 되어버린 듯하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설치된 굿노트를 열고 끄적끄적 특유의 낙서를 해보았다. 필기감을 보려는 생각이었으나 어느새 벽에 걸린 어떤 그림 하나를 대충 따라 그리며 색상을 바꾸고 모형을 추가하며 놀고 있었다. 조금 더 우스꽝스럽게 변했다.

굿노트의 필기감을 확인해 보고 싶었을 뿐이다


관심을 받다


‘꼰대’, ‘꼰대’- 울려대는 카톡 알람 소리가 들렸다. 최근에 만들어진 이전 직장 동료들 간의 톡방에서 울린 소리였다.

난 이 그림을 톡방에 공유하며 월차를 이렇게 쓰고 있다는 근황을 전해주었다. 그러자 한 분이 급관심(?)을 보이며 직접 그린 그림이냐, 알록달록한 것이 맘에 든다. 추상적인 것(?)이 액자에 걸어둬도 될 만하다는 기분 좋은 얘기를 해주셨다.


그러면서 본인 집에 둔 더 추상적인 것(?)이 그려진 액자를 보여주며, 본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공개하시길래 난 이렇게 제안했다.


“제 그림으로 바꾸시죠,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네요.”


난 그 말을 ‘농담도 정도껏 해라, 웃기지 마시라’ 정도로 해석했으나 이번엔 아예 액자에 내가 그림 그림을 삽입하여 가상 시안도 보내주었다.


“어때요, 구매하실 의향 있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액자의 그림이 얼마짜린데 감히... ?)


이렇게 우리들의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고,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그림은 어떻게 해야 팔릴까? 나의 노력과 땀방울이 섞인 콘텐츠는 언제 팔리고 언제 사고 싶어 질까?

억지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누군가 내 것에 관심을 보이면 그것을 누군가 사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다. 100원도 좋다. 어쨌거나 지불가치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니 말이다.


이렇듯 세일즈는 내겐 늘 풀리지 않는 무언의 과제와도 같다.

내 그림에 관심을 주신 그 분의 취향


내가 브랜드였다면?

내가 만약 유명한 셀럽이었다면, 발가락으로 그렸어도 누군가는 샀으리라.

내가 브랜드가 되어야 가능하고 브랜드가 되기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 저장, 공유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끊임없는 잠재적 고객들과 심리적 연계성을 이어나가야 된다. 차곡차곡 쌓여 이야기의 흐름이 공감이 되는 스토리 텔링을 엮어나가는 과정을 즐겁게 마주하자.


그래서 날 찾아와 ‘이거 살게요, 얼마예요?’라고 물어주는 순간을 꼭 맞이하고 싶다.


고객을 위한 가상 시안
취향은 취향으로 덮는다


원빈 아저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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