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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나 Dec 09. 2023

워크인 살인사건

#1. 두 명의 손님





새벽, 후미진 골목 끝에 위치한 오래된 편의점.


 편의점 알바생 50대 장정순여사. 그녀는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인한 후 의자에 들러붙어 있던 엉덩이를 드디어 떼고 일어났다. 그녀는 미처 채워 넣지 못한 음료만 채우고 퇴근할 생각으로 워크인으로 향한다. 여전히 서늘한 워크인 내부. 알바 초창기에 워크인 안에 갇혔던 기억 때문에(물론 내부에는 문을 여는 방법이 붙어 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장정순여사가 안경 없이 들어가 그 방법을 읽지 못했을 뿐) 장여사는 워크인은 어쩐지 늘 찜찜하다. 제일 구석에 놓여있는 캔음료 정도만 채워 넣으면 오늘 일도 끝이다.


 장여사의 손을 떠난 캔음료가 진열대를 타고 촤르르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캔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중앙 라인을 타고 제자리를 찾아간다. 장여사의 품에 안긴 여섯 개 들이 캔음료의 개수가 점점 줄어든다. 다섯, 넷, 셋. 숫자는 셋에서 멈추었다. 장여사는 누군가 편의점에 들어왔음을 알아챘다. 낡고 오래된 편의점만큼 문에 달아 놓은 종도 낡았지만 그 소리만큼은 요란하기 때문에 베테랑 장여사가 그 소리를 놓칠리는 없다.


 ’손님인가?‘ 장여사는 워크인 밖으로 나가볼까 싶어 밟고 서 있던 츄파춥스 빈 깡통에서 오른발을 떼었다. 하지만 장여사의 발은 그대로 허공에 잠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문에 달린 종이 때마침 다시 한번 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리가 이전만큼 요란하지 않았다. 아니, 아주 얕았고 최대한 낮을 수 있을 만큼 낮은 소리였다. 문을 연 사람이 마치 종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고 문을 연 것처럼. 장여사는 오른발을 허공에서 거둬들였다. 삼 년을 일했지만 지금 이 시간에, 지금처럼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먼저 들어온 손님이 들어왔다 나간 건지, 두 명이 연달아 들어온 건지 장여사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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