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방온도 실화입니까

심지어 아직 한 겨울도 아닐 텐데

by 이유나




아 물론 요 며칠 더 춥다고 합니다.

뉴질랜드 겨울밤, 방안의 이 온도는 평범한 걸까요.




아들 보낼 때는 챙겨 보내지 않았던 온도계. 왠지 딸은 겨울철 방 온도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서 하나 넣어 보냈습니다. 방 안에 난방기구라고는 벽에 붙은 히터하나. 제일 세게 틀어도 더운 바람이 빵빵하게 나오지 않는 히터인데 가동 시간마저 집주인이 스마트하게 조절해 줍니다. 스마트 플러그로요. 절대 손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니 손 안 대고 틀어주면 틀어주는 대로, 아님 아닌 대로. 전기장판 하나 사서 쓴다니 마련해 준다고 하면서 미뤄지다 지금 17도까지 왔답니다.




날이 추우면 히터를 더 트는 게 아니라 옷을 더 껴입는 게 그분들 사고방식이라고 들었어요. 하긴 어딜 가도 한국이랑 비교하면 안 되겠죠. 비교할 수도 없고요. 그런데 그런 거 다 감안하더라도 그 집 아이 침대 곁에는 밤새 훈훈한 바람이 나오는 히터가 바싹 붙어 있거든요. 바싹. 물론 그 아이는 저희 아이보다 아주 많이 어리긴 해요.




작년에 홈스테이 1년 찍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 아들은 방 천장에 붙어있는 히터에서 더운 바람이 넉넉하게 나오는지 반팔 입고 있어요. 게다가 얘는 기본적으로 열도 많아요. 동생은 추위를 잘 타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열이 많은 오빠도 작년 홈스테이 집에선 역시나 추웠죠. 얘는 방에 히터도 없었대요. 잘 때 핫보틀 끌어안고 잘 뿐. 그리고 거실 난로에서 퍼져오는 자그마한 열기. 그걸로 버틴 긴 겨울추위였죠.




뉴질랜드 유학 고려할 때 추위 생각하면 일단 기숙사 추천. 강하게 추천. 기숙사 여의치 않다면 이 난방 문제를 처음부터 잘 협의하고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잘 때는 또 꺼야 한대요. 하지만 학생은 난방기구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뭔가 앞뒤가 잘 안 맞는 룰도 존재합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좀 덜 추운지 같은 17도라도 별로 안 춥다고 하네요. 아마 그동안 적응을 많이 한 걸로 보입니다. 얼마 후에 한국 돌아와서 몸 좀 녹이고 돌아가면 또 좀 낫겠죠? 찜질방에서 좀 지져주고요.




아, 돌아갈 때 난방텐트 들려 보내려고요.

그 안에서 느끼는 눈물 젖은 빵, 그 빵이 피가 되고 살이 되기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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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난방에 대해 합의를 봤다. 기본적으로 두 가지 난방도구를 동시에 사용하는 건 불가. 교차로 사용하는 것도 어려움. 히터면 히터, 전기장판이면 전기장판 둘 중에 하나만 써야 한다고. 딸은 히터를 선택했고 앞으로는 쓰고 싶은 만큼 히터를 쓰기로 했다. 대신 청구되는 전기세를 보고 상황 봐서 비용을 부담하기로.




추가로 '울'로 만든 옷을 홈스테이 부모가 여러 벌 건네줬다고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 보여준 난방텐트에는 부정적이었다고 하니 과연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맘 같아선 유리창에 뽁뽁이 비닐 붙이고 문풍지로 틈새도 막으면 참 좋겠지만 한국에 앉아서 내가 이래라저래라 하기도 어려운 일. 이번일을 통해 느낀 건 역시 기숙사가 좋고, 홈스테이에 산다면 그 집안의 법을 최대한 따르되 서로 간에 '소통'을 해서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게 베스트. 말 꺼내기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