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의 늪

by 이유나





지난 토요일.

또 뛰었다.

날씨 최고. 해가 없음.

저기요,

앞으로 무조건 흐리고 바람 부는 날에만 뛰면 안 될까?









500미터마다 알려주던 기능을

15분 뛰면 걸린 시간, 뛴 거리 알려주는 걸로 바꿨다.

전에는 뛰면서도 계속

얘가 언제 500미터 됐다고 알려주나

목 빠지게 기다리고

빨리 안 알려주면 실망하고 뛰기 싫고 그랬는데

이젠

15분마다 알려줄 때 조금이라도 더 뛰었음

남은 거리가 그만큼 줄어드니까

그런 맘으로 뛰었다.

한결 할 만 함.




하지만 역시 날씨가 일등공신.

구름 끼고 바람 불고 선선 그 자체.





10킬로 다 뛰고 이제 먹으러.

지금으로선 돌 넣고 국 끓여도 맛있을 것 같음.

허기가 미친 듯이 몰려옴.

맥도널드, 냉삼, 한식뷔페 다 지나서

어떤 두부집에 감.






*콩두주백 금천직영점






오.. 이 집 뭐임?

음식 사진 왼쪽 아래,

이 포슬포슬 두부가 무제한 리필.

우리 이거 엄청 좋아하는데.

게다가

백주대낮 쏘주 마시기 좀 그래서 안 시켰는데

이 가격 뭐임?










날 잡아 잡수_

하는 듯한 소주의 가격.

헐.

그리하여 이뤄진 쏘밍아웃의 꿈.

물론 목이 타니까

순도 100% 소주는 안 되겠고

시원 칼칼한 맥주랑 섞어서.




우르르시켰는데 가격도 착함.

알럽금천구.

알럽콩두주백.

음식 사진은..

지저분하게 먹어서 찍지도 않음.











혹시,

입맛이 없으십니까.

밥맛이 없으십니까.

뛰면 달라집니다.

헛둘 헛둘.





근데 이제 10킬로 네 번 정도 뛰었으니

졸업해도 될 것 같은데

독재정권이기 때문에

불가능.

그래도

언젠가 나중에

지금 이 날들을 떠올리며

그때가 영감이랑 좋았지_

하게 되겠지?





헛둘 헛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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