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찾아 알바몬을 어슬렁거리는 40대 여성

by 이유나






아니, 알바 찾기가 이렇게 어려웠나? 싶을 정도로

며칠 째 알바몬과 알바천국을 헤매고 있다.

애들도 다시 떠났겠다

알바 하나 더 하면 좋겠다 싶은데

입맛에 맞는 게 없어도 너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나이가 있잖아.

알바 처음 시작하던 30대 중반만 해도

체력은 좋으니까 겁이 없었는데

이젠 딱 보면 힘쓰고 할 일 많겠다 싶은 건

망설이게 되니까.

그리고

집 가까운 데서

일주일에 한 2,3일만 하면 좋겠고

그것도 오후에 몇 시간만 하길 원하니까.

이러고 앉아 있으니 가뜩이나 없는 알바 자리가

더더더 추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고

예전에 하던 알바들 위주로 살펴는 보는데

스크린골프는 오픈 아님 마감인데

너무 이른 시작도

너무 늦은 마감도 힘들지.

그러면 편의점?

몇 군데 있긴 한데

난 GS만 했는데 CU만 구인공고가 많다.

GS 한 군데 정도

주 2일, 오후 시간으로 있긴 한데

집에서 좀 멀고

6시간 서 있을 생각 하니 망설여진다.

진짜 돌아보면 예전엔 어떻게 했나 모르겠는데

모르면 용감하다고

그냥 했던 것 같다.




그나저나

이렇게 점점 나이 들수록 알바자리마저 없으면

더 나이 들면 대체 어떤 일을 하고 살 수 있을까.

슬그머니 걱정이 좀 된다.

그래도 돌아보면 솟아날 구멍은 있다.

가령 스크린골프만 해도 4~50대 직원이 많다.

2,30대는 오더라도 오래는 못한다.

분명 편할 거라 생각하고 오는데

스크린이 그렇게 편하지 못하다는 사실.

그리고 젊다면 다른 데 갈 곳도 많으니까

크게 아쉽지 않아 금방 떠나는 경우가 많다.

누가 직원 자주 바뀌는 거 좋아할까.

그래서 스크린은 중장년도 기회가 있다.





여자실장님으로 60대는 못 봤지만

남자 실장님 같은 경우는 60대라도 오케이.

물론 약간은 젊어 보여야 하겠지만.

왜냐면 손님들 연령대가 높은 곳들은

직원이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도 괜찮다.

그리고 마감이 보통 새벽 1시(+@) 끝나기 때문에

솔직히 여자 혼자 마감하기엔

무섭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게 사실.

그래서 남자도 나쁘지 않다.

내가 작년 6월까지 일했던 스크린도

현재 남자 실장님이 두 분이나 일하고 계신다.





그리고

내가 종종 했던 등하원도우미.

이것도 구인공고 보니까

도우미 연령이 40대부터로 많이 낮아졌다.

예전엔 어르신들이 주로 했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가능하다면

도우미선생님도 젊은 분이 좋겠지.

하지만 복병은 있다.





아직 엄마 손이 많이 가는 아이를 둔 4, 50대라면

고용하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내 아이 돌보는 시간에

도우미선생님이 본인 아이 케어를 위해

전화를 받는다던가,

아이 때문에 갑자기 결근할 수 있다면?

선호하진 않겠지.

물론 어린아이를 둔 사람도

등하원도우미를 굳이 선택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등하원도우미 구인은

난 주로 네이버 지역카페나 당근알바를 참고한다.





잘만 찾으면 괜찮은 알바다.

물론 요즘에 보면

시급과 근무시간에 비해

너무 과한 일을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예를 들면

하원하고 4시간 동안

놀아주고 들어와서

목욕시키고

옷 갈아입히고

저녁 먹고

뒷정리하고

간단한 집안일하고

애 책 읽어주고

등등.





물론 이런 경우 단순 '등하원도우미'가 아니라

뭉뚱그려서 '이모님'을 구하긴 한다만

솔직히

내 아이 키울 때를 돌아본다면

어떻게 시간 내에 딱딱 모든 것이 돌아갈 수 있을까.

얘야 밥 먹자, 네.

얘야 씻자, 네.

얘야 책 읽자, 네.

예전에 내가 맡았던 다섯 살짜리 남자애는

얌전히 집에 잘 들어와서는 이리저리 뛰어다녀

숨고 침대 위에 눕고 도망가고

그게 루틴이었다.

이러면 벌써 한 30분은 지나가버린다.




도우미 구하는 부모들도

이런 사정 감안하고

뭐 매일은 안 해주셔도 된다 하시겠지만

일단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곳은

내 능력상 힘들게 뻔하다.

다시 하게 된다면

집 가까운 곳으로

다섯 살 이상

하원만

목욕 없이.




작년인가

당근 통해 구해서

딱 2주 동안 했던 우리 7살 친구가 딱 이랬다.

당근에서 만난 친군데

심지어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친구.

지금은 그 친구가 초등학생이다.

가끔 만나면 고맙게도 아직도 인사해 준다.

그때 내가 두 번의 등하원 도우미 경력과

아파트 같은 라인을 내세워

무려 17: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와_ 어찌나 기쁘던지.

동시에

일자리 구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구나를 실감했던 순간.





대단한 회사가 아니라

알바자리라도 경력은 중요한 것.

전업주부라도 애들 어린이집 가고부터는

뭐라도

짧게라도 일을 해보는 게 어떨까.

딱히 원래 하던 일을 살려

회사에 다시 취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물론

나처럼 아무 일이나 시작하진 말고

뭔가 일단 시작해서

앞으로 계속 그쪽으로 경력이든 실력이든

살려 나갈 수 있는 일로 말이다.





며칠간 알바천국과 알바몬을 헤매다

좀 전에 구미가 당기는 일을 발견했다.

휴_

내일 전화해 봐야지.

나이가 많은데 전화 목소리라도 좀 젊게 내야 할까?

뽑히면

8개월 정도 할 생각이다.

잘할 수 있는데_





친절, 가능합니다.

편의점에서도 우산 팔 때

손님이 부탁 안 해도

30초 만에 우산 비닐도 잘 벗겨드렸고요,

친절하게 대하니까

1+1 음료 사시면서

하나는 저한테 마시라고 주신 분도 꽤 되십니다_

물론 그분들 중 반 이상은

술 드시고 약간은 기분이 좋으신 상태였지만 :)





성실, 가능합니다.

밤에 좀 늦게 자고 아침에 잘 못 일어나서 그렇지

기본 체력 좋습니다.

지각, 결근 없습니다_





서비스 경력_

꽤 됩니다.





아 떨리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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