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춘 자리에서, 결이 이어지는 사람들 떠올리다

해가 지는 카페에서..

by 나린


요즘 나는 자주 피곤하다.

몸이 무겁고, 머리는 멍하다.

글을 써야지 마음을 다잡아도, 눈만 깜빡이다 하루가 지난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어김없이 불안해진다.

‘이러다 아무것도 못 하고 멈춰버리는 건 아닐까.’

‘계속 이렇게 흐려지기만 하면 어떡하지.’

그 불안은 마치 천천히 번지는 안개처럼 나를 감싸고, 어느 순간부터는 생각조차 느려진다.


예전엔 이런 나를 자책했다.

'왜 이러지? 이 정도는 해내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말해주려고 한다.

'그래, 쉬고 싶은 날도 있지. 지금은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그저 살아 있는 나를 품어줄 시간일 뿐이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숨 쉴 틈을 주고 나면,

신기하게도 마음속에서 어떤 얼굴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들.

결이 맞는 사람들.


바쁘고 지친 날들 속에서도 문득 생각나는 그 사람들에겐 내가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몇 달간 연락이 뜸해도, 갑자기 안부를 물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

말끝이 닿지 않아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의 연결은 계속 연락해야 유지되는 관계가 아니라, 멈춰도 끊어지지 않는 결로 이어져 있다. 나는 그게 관계의 깊이라고 믿는다.


어쩌면 지금 이 피로와 불안도,

그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한 한 과정인지도 모른다.

내가 지치고 무너져본 사람이어야,

다른 누군가의 피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기록해 본다.

나는 지쳤고, 불안했고, 글을 쓰지 못했지만—

그 시간 속에서도 나는 나와 맞는 사람들과 느리지만 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결은,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

잠시 멈춰 서 있을 때조차, 함께 머물러주는 사람.

결이 이어지는 사람.


오늘 나는 그 사람들을 떠올리며,

내 안의 불안을 조금 내려놓는다.

그들과의 연결이 나를 다시 따뜻하게 살아가게 해 줄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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