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담임은 3주째 공석이다. 병가 낸 담임 때문에 반학생 들은 물론 학교부장선생님, 전담선생님 모두 그 책임을 떠맡고 있다.
새 학기의 각오가 쉽게 수그러들고 딸은 무성한 소문을 전해준다. 나는 걱정이 되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괜찮아질 거라 말했다. 그러면서 '근처 학교에 전학 보낼까?' 하면서 지도 검색을 했다.
한껏 흥분해서 말하다가 별 대꾸 없자 세븐틴 유튜브 영상을 본다. '정규방송을 보고 싶은데...'
딸이 온라인학습 말고는 다른 영상 보는 게 싫다. 눈도 많이 나빠져 걱정이다.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꺼내서 읽었다. 그러면서 슬슬 잔소리했다.
"그만 봐! 온라인학습은, 과외 숙제는? 물통 정리는?"점점 목소리를 크게 하면서 티브이 전원을 껐다.
딸의 진로가 걱정인데 정작 자신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다 초등학교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시기에 담임까지 없고... 교육청에 투서를 보내야 하나? 오전에 잠깐 교실을 엿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임시로 체육선생님이 담임을 맡는다는 공지가 떴다. 그런데 수업은 못한단다. 교과수업은 다른 선생님께서 돌아가면서 한단다.
나의 일이 늘 것 같다. 딸과 소통이 늘어야 할 것 같다. 과제도 봐주고 딸의 이야기를 더 잘 들어줘야 될 것 같다.
화가 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의 대결이 무승부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