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다시 아이와 연습해 보자
부모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공허하고 답답할 때 화가 날 때가 있잖아요.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냉소적으로 대하기도 하고 불친절하기도 합니다. 특히 생리적인 현상인 생리 전증후군이 오는 한 달의 한 번은 더욱 그러한데요. 아이를 가지기 전에는 생리 전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지나갔지만 내 몸뚱이만 가늘고 살아갈 때와 아이 둘의 정신적 지주로 살아가는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른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간간히 아이에게 원하지 않았던 '화'의 반응을 하고 말 때가 있는데요. 바로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아이에게 고백하고 다시 연습해 보는 것입니다.
그럴 때 부모들은 '내가 왜 그랬지?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어.' 하고는 고뇌와 죄책감이 가득한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제는 죄책감에 시간과 감정을 쏟는 대신 다음과 같이 실천해 보세요.
어제 저희 딸이 동생이 앉아 있는 돗자리 위로 뛰어들어오는 순간 저는 버럭하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00야! 안돼!"
안된다는 말은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었기에 소리 지른 것과 함께 안 된다는 소리에 화를 실어 보내고 만 것이죠. 아이의 얼굴을 보아하니 큰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저희 집은 '화는 언제나 잘못된 것이며, 다른 사람이 우리가 화나게 만들지 않는다.'라고 교육하고 있거든요. (도서 리얼러브를 참고해보시면 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화나게 만들지 않는지 더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딸은 저의 화난 목소리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화난 목소리야."
아이가 부모가 화가 났다는 사실을 캐치한다는 것은 부모입장에서 아주 좋은 사인이 됩니다.
부모가 화를 내면 아이들은 언제나 '내가 뭔갈 잘 못해서 엄마아빠가 화를 내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화를 내는 이유 또한 아이를 힘으로 통제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려는 동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화를 내는 상황에서 아이가 부모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느낄 수가 없죠. 당연히 '부모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나는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겁니다.
화를 낸 다음날 부모는 자책하느라 시간을 버립니다.
이번엔 자책하는 대신 화를 낸 곧장 아이와 대화를 해봅시다.
앞선 상황과 연결해서 대화를 이어보겠습니다.
"00야! 안돼!"
"엄마, 화난 목소리야."
"앗, 그러네. 엄마가 화를 내었네. 그건 엄마 잘 못이야. 네가 잘 못해서 엄마가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엄마 마음에 여유와 사랑이 없어서 그런 거야. 그럼 엄마가 실수했으니 다시 해볼까?"
"그래!"
딸이 신나게 돗자리로 점프합니다.
"(신나고 재미있는 목소리로) 00아~ 그렇게 뛰어오면 동생이 위험한데~"
라고 했더니 딸이 낄낄 거리며 웃습니다.
화를 내고 끝났다면 아이는 무거운 기억으로 그 상황이 끝났겠지만, 엄마가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연습을 하는 순간 재미있는 게임처럼 기억에 남게 됩니다.
아이들은 살면서 어른도 실수를 한다는 것을 경험하는 상황이 거의 없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존경심이나 권위를 잃게 될 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더더욱 실수하는 것을 숨기려고 합니다.
실수를 하고 1초 자책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지만
자책과 죄책감에 10분 이상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은 그냥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아이와 함께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실수로부터 새로운 연습을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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