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도움 받아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많은 의견차이가 나타난다. 경험이 많은 베이비시터나 친정 부모님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잔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도 잔소리를 한다.
어제 같은 경우에는 산책로에서 아기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10m 정도 거리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다섯 분 중 한 분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새댁, 새댁!" 얼마나 큰 목소리던지 난 또 뭐가 잘못된 줄 알았다. 초가을이 시작되어 약간 선선한 날씨였고 나는 긴팔 바디 슈트에 다리를 훤히 내놓고 있었다. 나는 반팔 반팔 티 와 반바지를 입어도 약간 움직이고 있었기에 약간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늘에서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잠깐 앉아서 쉬고 있었고 아이들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
할머니 왈 "새댁! 아이들을 이렇게 다리를 다 내어놓고 다니면 어떡하나. 뭐라도 덮어줘야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냥 "네." 하고 지나갔다. 덮어줄 거리도 없었다.
어린 시절 '당나귀를 팔러 가는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를 한 번쯤 읽어 봤을 것이다. 당나귀를 팔러 가던 아버지는 이 사람 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다 심지어는 당나귀까지 등에이고 걸어가기 시작한다. 요즘 이 이야기가 많이 떠오른다. 특히 아이를 키운 엄마들은 저마다 자기가 해왔던 방식들이 있다. 그 말들 중에서 이따금 도움이 되는 것들도 있다. 그럴 때는 좋은 정보로써 취하면 된다. 그리고 무시할 것은 간단히 무시해도 된다. 기분 나빠할 것도 없다.
일주일에 두 번씩 와서 쌍둥이를 돌봐주시는 이모님이 계셨다. 이모님은 아이를 돌 본 경험이 매우 많다. 그래서 많은 부분 수용 할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서 "초여름 날씨에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얇은 바지를 입히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젖을 먹는데 젖꼭지를 빠는 게 힘들어 보이네요. 젖꼭지 단계를 늘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손을 잡고 이렇게 앉혀주는 운동을 많이 시켜 주세요. 그래야 아이들이 빨리 발달합니다." 라던지, 이런 것들은 되게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베이비시터, 시어머니, 친정엄마가 경험이 많더라고 하더라도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주양육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 주양육자로서 단단 바위가 되어 일관성 있는 육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다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대부분 수용하고 적용했다. 하지만 정보 수용은 엄마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이어야 한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내가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만 상대방의 정보를 감사히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하다. 그 이상 가다가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다리가 찢어지는 상황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휩쓸리지 말자. 필요한 만큼 도움이 되는 만큼만 받아들이고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냉정하게 쳐내자. 간단히 "네."라고 대답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