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시스템, 수면교육, 지원 시스템, 쌍둥이는 서로 다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대부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다. 그것이 가령 산후도우미 거나 가족구성원이거나 베이비시터일 때도 있다. 쌍둥이는 더욱 손이 많이 감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다. 도움을 받을 때는 받더라도 확실하게 주양육자가 누구인지를 정할 필요가 있다. 양육의 주체가 있어야 전체적인 아이의 일상에 혼선이 없다.
따라서 주양육자가 자신의 양육스타일을 양육파트너들(양육파트너 들이라 함은 육아에 도움을 주는 모든 사람들을 일컽는다.)에게 공유해 줄 필요가 있다. 모든 세부사항들을 일일이 설명하고 가르칠 필요는 없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을 단순화하여 공유해야 한다. 아기에게는 반복적인 일과가 매우 중요함으로 아이가 일상적으로 보내는 일과가 양육자가 바뀐다고 해서 변화되어서는 안 된다. 수유텀과 낮잠시간, 수유량이 공유되어야 한다. 또한 아기가 잠자는 환경은 매일 동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그래야 잘 잔다.) 잠자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주는지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연령별 스케줄은 베이비위스퍼골드라는 도서에 표로 잘 나타나 있으니 참고하자.)
처음 쌍둥이들이 집에 왔을 때 내가 한 실수는 바로 첫째 둘째를 모두 베이베위스퍼골드라는 책을 보고 그대로 키웠기 때문에 남편 또한 이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외출을 한 날이면 남편은 아이들을 재우지 못해 몸씨름을 하며 녹초가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진행하고 있었던 쌍둥이들의 일과를 남편에게 명확하게 공유하지 않았고, 남편이 먹고, 놀고, 자는 패턴을 잘 적용할 것이라 어림 짐작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남편에게 다시 한번 먹, 놀, 잠 패턴을 다시 상기시켜주고 아기 스케줄표를 프린트해서 냉장고에 붙여주니 남편도 편해지고 쌍둥이들도 편안해졌다.
아기의 일과에 대해서 아이를 돌봐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일과를 공유해야 편해진다. 특히 먹, 놀, 잠 패턴에 대해서 알려주고 아기를 돌보는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노트를 준비해서 필수적으로 적어야 하는 내용이 있다.
수유시간, 수유량, 대변유무, 낮잠시간이다. 이 외에 구두로 아이의 건강상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베이비 위스퍼 골드를 통해서 시스템을 만들자. 아이들은 정해진 일과를 필요로 한다. 일과가 없는 아이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정해진 일정을 만들어 그것은 반복해 줄 때 아이는 덜 울게 된다. 부모 또한 아이가 우는 순간 무엇이 필요한지 일과를 따라가기 때문에 지금 우는 이유는 기저귀가 많이 젖었나 보구나, 배가 고파서 우는구나, 졸려서 우는구나를 쉽게 알게 된다.
수면교육은 모든 아이들에게 있어 중요하지만, 쌍둥이에게는 정말 필수이다. 쌍둥이에게 수면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부모는 녹초가 될 것이다. 아기가 낮잠을 자는 시간은 양육자의 쉬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쌍둥이가 낮잠시간이 들쑥날쑥하면 양육자에게 쉴 시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면 교육을 언제부터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면 교육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조리원을 간다면 조리원 퇴실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조리원의 신생아실은 24시간 불을 켜둔다. 직원들이 아기들을 상태를 수시로 체크해야 하고 기저귀도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4주까지는 먹고 자고의 반복이지만 4주가 지나면 먹고 놀고 자고 패턴으로 바뀐다. 아기가 커 가면서 성장에 맞춰서 바꿔야 하는 것들이 있다. 수유텀, 수유양, 기저귀사이즈, 젖꼭지사이즈, 옷사이즈, 낮잠시간, 노는 시간, 분유단계, 이유식, 이유식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가짓수 이런 내용들을 아기가 커가면서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고 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부드럽게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아기가 커 갈수록 더 쉬워지는 것 같으면서도 복잡해지는 육아의 묘미이다.
정말 몇 번이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자세한 내용들이 베이비위스퍼골드라는 책에 다 적혀 있다. 이 책을 아기가 커 가는 동안 몇 번이라 열었다 접었다를 하게 될 것이다. 완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의 일과 패턴은 염두에 두고 아이를 키우면 한결 더 쉬워진다.
아기가 3개월만 지나도 6킬로에 육박한다. 그러면 점점 안고 있기가 힘들어진다. 요즘 힙색도 나오기도 하지만 하루종일 안고 있다 보면 아이 또한 안겨있는 것이 익숙해져서 안기기를 원하게 된다. 안아서 재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안겨서 재우면 안겨서 자는 것이 습관이 된다. 잠을 재울 때는 언제나 침대에 누워서 스스로 잠들도록 하자. 쌍둥이를 키우는데 두 아이를 한꺼번에 안아서 재울 수는 없다. 불가능하다. 누워서 스스로 잘 수 있도록 가르쳐야만 한다.
신생아 시기, 즉 100일 전까지는 밤에 깨는 사람, 아침에 아이를 돌볼사람을 정하자. 신생아는 매 2-3시간마다 깨는데, 24시간 한 사람이 돌본다면 체력적으로 많은 무리가 온다. 또한 나 같은 경우 처음에 밤중수유를 혼자서 했다. 그럴 때 이런 불평이 올라왔다. '왜 나 혼자 아이를 키우는 기분이 들지...?' 배우자가 함께 밤 중 수유를 함께 해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리고 쌍둥이는 밤중 수유는 더 힘들다.
그러나 문제는 두 양육자 모두가 밤새 깨어 있게 되면 낮시간에도 두 양육자 모두가 피곤한 상태를 유지하고 그 악순환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밤시간 양육자와 오전시간 양육자를 정할 것을 추천한다. 밤에는 한 사람이 깨어서 밤중 수유를 하고, 오전에 3시간 정도 낮잠을 더 잘 수 있도록 다른 양육자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만약 지원해 줄 사람이 없다면 낮시간에 아이들이 낮잠을 잘 때 같이 잠을 자야 한다. 다른 모든 것보다 충분한 잠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적어도 100일까지는) 그건 양육자의 정신건강,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쌍둥이들의 웰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원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주양육자가 잠을 자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잠자는 시간이 충족되면 모든 것이 더 쉬워진다. 잠자는 것이 부족하면 모든 것이 더 어려워진다.
한날한시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쌍둥이는 다르다. 쌍둥이도 다른데 책에 나오는 대로, 그대로 아이가 커줄리는 만무하다.
선둥이는 5개월 무렵 아랫니가 났다. 후둥이는 7개월이 지났지만 이가 나지 않았다.
선둥이는 금방 뒤집고 후둥이는 뒤집기에는 관심이 없지만 목을 들려고 그렇게 용을 쓴다.
선둥이는 낯을 가리고 후둥이는 사람만 보면 웃는다.
선둥이는 손가락을 빨고 후둥이는 쪽쪽이가 없으면 잠을 못 잔다.
선둥이는 천천히 먹고 후둥이는 아주 빨리 먹는다.
둘은 키도 몸무게도 다르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르게 자란다. 같은 환경에서 같은 것을 제공해 주어도 각기 다르게 자란다. 그러니 '이 아이는 이런데, 저 아이는 왜 저러지?'라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쌍둥이들은 대체로 미숙아로 태어난다. 37주에 태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40개월을 채워 태어나는 아기들 보다는 3주 정도 성장발달이 늦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태어난 지 100일이 되었더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100일 아이들 보다는 3주 느리다고 생각하자. 이것도 6개월쯤 되면 또래 아이들과 엇비슷해진다.
육아가 계획대로 되는 날 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다. 계획한 일이 80%만 되고 있다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자. 예를 들어 아이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는 잠을 오래 못 자기도 하고 먹던 양의 모유나 분유를 다 먹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기억하자. 아무리 완벽하게 하려고 해도 가끔은 힘든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