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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규 Sep 04. 2024

모유수유냐 분유수유냐 그것이 문제로다

첫째, 둘째, 쌍둥이 모유수유 경험

첫 째아이와 모유수유 경험 

첫째는 첫 3개월을 혼합으로 했다. 처음에는 혼자 해보려고 시도를 이것저것 해보다가 결국 손목이 망가지고 유선염에 걸리고 혼합수유를 하는데, 유축도 하고 젖병도 씻고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데 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혼합을 계속했었다. 그러다가 오케타니 마사지를 알게 되었는데 비용이 비싸더라도 분유값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오케타니를 2달 정도 다녔다. 그러니 3개월가량이 되어서부터 드디어 완모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첫째는 2.7kg로 작게 태어나서 인큐베이터에도 잠깐 있었는데 태어나자마자 수유를 할 수 없었기도 하고 내가 초보엄마라 잘 아는 게 없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거기다가 신생아시기 황달 때문에 일주일 동안 모유수유를 할 수 없어서 분유를 먹여야 했던 시간도 있었다. 


어떤 이는 아이를 낳기 전에 모유수유를 공부하라고 하는데 이건 공부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누군가가 친절히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자세를 바로 잡아 주어야 하는 것이지 내가 책으로 공부를 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에게 트레이닝을 받듯이 무엇을 먹고, 무엇이 바른 자세인지, 몇 분 동안 먹여야 하는지, 충분히 아기가 충분히 모유를 먹는지를 경험적으로 배워야 한다. 

따라서 모유수유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은 아주 현명한 행동이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모유수유 전문가를 찾아갔다면 한 두 번의 방문으로도 편안한 모유수유가 가능했을 것이다. 

첫째의 모유수유는 둘째가 태어나기 한 달 전인 20개월 까지 완모를 했다. 그리고 둘째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모유를 끊었는데 20개월이면 사실 모유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상태라서 쉽게 끊었다고 생각했지만 이후에 손가락을 빠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6살까지 손가락을 빨아서 이것저것 시도해야 했다. (손가락 빠는 습관 고치기 글 읽어보기)

아빠의 수유시간

둘째와 모유수유 경험 

둘째는 모유수유를 완전 모유수유를 18개월 동안 했다. 둘째 모유수유는 매우 쉬웠다. 첫째를 모유수유 한 직후에 둘째를 출산하고 이미 내 가슴은 모유수유를 할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주 쉽게 둘째 모유수유를 진행할 수 있었다. 수유텀과 수유양은 모두 베이비위스퍼골드라는 책을 참고하고 따라했다. 


쌍둥이와 모유수유 경험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완모를 향한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둘째를 완모로 키웠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미 수유를 하지 않은지 3년이 지났기에 가슴이 준비가 되지 않았을뿐더러 쌍둥이는 아주 작게 태어나서 모유를 빠는 힘이 없었다. 유두보호기를 끼우고 직수를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제왕절개 후 3일 뒤 어느 정도 걸을 수 있을 때부터 수유콜을 받기 시작했는데, 몸이 회복이 덜 된 상태라 할 수 있는 만큼만 수유콜을 받았다. 완모를 꿈꾸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할 수 있는 할 최선을 다했다. 


병원입원 4일째 되는 날, 병원과 연계된 모유수유전문가 선생님이 병실로 나를 찾아와서 상담을 진행했고, 모유수유 계획을 함께 해나갔다. 쌍둥이를 먹이기 위해서는 얼마큼 모유를 생산해야 하며, 그만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얼마큼 수유를 하고 유축을 해야 하는지 설명도 들었다. 병원과 조리원에 있는 동안 총 3번 정도 모유수유 마사지를 받았고 유선염이 생겼을 때 1번 마사지를 받았다. 비용이 비쌌지만 그래도 1달 분유값이라고 생각했다. 


조리원에서도 혼합으로 진행되었다. 하루 6번의 직수와 유축을 했다. 그리고 잠들기 전 10시에 유축을 하고 잠들었다. 쌍둥이를 낳고도 통잠을 잘 수 있는 조리원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집에 돌아와서도 유축과 직수를 병행했다. 아이가 빨리 통잠을 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꿈나라수유(잠자는 동안 먹이는 밤 10시 수유)에는 분유를 먹였다. 분유가 소화가 느리기 때문에 아이가 더 오래 잘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대신 나는 유축을 하고 밤에 아기가 깨면 직수를 했다. 아침에는 시부모님과 남편이 유축해둔 모유를 수유하고 나는 아침잠을 더 잘 수 있었다.  


한 번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배가 고파 울 때에 둘 다 직수를 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커다란 수유쿠션을 준비한 이유이기도 했다. 혼자 두 아이를 수유쿠션에 올리고 수유를 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했지만 꽤 어정쩡하고 불편했다. 그리고 매 순간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도 없었고, 시어머니에게 풀어헤친 가슴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충분한 아침잠을 선택하고 가끔 다른 사람에게 아기들을 맡기고 느낄 수 있는 여유와 완모를 교환했다. 첫 3개월은 모유80/분유20이었다면 4개월 뒤부터 분유수유량을 늘려갔다. 5개월 까지 모유를 같이 먹이다가 6개월을 맞이하면서 단유를 했다. 

먹이고 토하는 게 일상

어떻게 하면 쌍둥이 모유수유를 성공할 수 있을까?

조리원에서 돌아와 쌍둥이를 직수만 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모유가 충분히 만들어질 때까지 절대 분유를 보충해서는 안된다. 아기 둘을 올릴 수 있는 사이즈의 수유 쿠션이 필요하다. 오케타니 수유쿠션이 그나마 가장 사이즈가 커서 두 아이를 올릴 수 있었으나 허리끈이 없어서 불편했다. (에시앙 쌍둥이역류방지쿠션으로 수유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나는 가능하지 않아서 오케타니 수유쿠션을 다시 구했다.) 


아기가 배고플 때마다 직수를 계속하다가 보면 완모를 할 수 있는 양의 모유가 얼마 걸리지 않아서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고 두 아이를 동시에 수유하기 위해서는 수유쿠션에 아기를 올려줄 도우미가 필요하다. 혼자서 해보았지만 안정감이 부족하고, 수유가 끝나면 또 아이를 옮겨줄 도움도 필요했다. 수유하는 중간에 아기가 토를 해서 손수건이 필요하거나 목이 마를 때에도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쌍둥이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필요한 샘이다. 그러나 아기가 100일 정도 지나면 배가 고파도 조금은 기다릴 수 있다. 많이 보채지 않기 때문에 한 아이를 먹이고 그다음아기를 먹일 수 있다. 100일의 산을 넘긴다면 완모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모유수유의 단점

모유수유는 엄마가 모유를 생산해 내는 것인데 그것이 익숙하지 않은 초기 3개월가량은 가슴통증과 찌릿찌릿하면서 모유가 차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제때 수유나 유축을 하지 않으면 과다 생산된 모유 때문에 유선염에 걸리기도 한다. 

아기와 엄마가 마치 한 몸이 된 양, 아기가 배가 고프면 엄마의 가슴도 아프다. 엄마도 아기를 찾아헤메고 아기도 엄마를 찾아 헤메는 꼴이다.

그리고 목욕탕에도 갈 수 없다. 따뜻한 탕에 들어가면 모유가 주룩 새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마가 아이양육을 전적으로 맡아서 같이 지내야 한다. 아이들의 식량이 엄마 몸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3개월이 가장 힘이 드는데, 2-3시간마다 두아이를 먹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 1시간 마다 계속 수유를 하는 샘이다. 계속 수유를 하면 허리도 아프다. 충분히 먹고 있는지 아닌지 명확하게 알기가 어렵다. (내가 만난 모유수유 전문가는 아이가 본 기저귀를 24시간 치를 모아서 무게를 재어 아이가 충분히 먹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모유는 엄마의 피로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하얀색 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걸 아이에게 매번 하루 1-2L 뽑게 되는 샘인데 수유를 하고 나면 허기가 지고 힘이 쭉쭉 빠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충분한 마실거리와 간식을 챙겨 먹어야 한다. 


모유수유의 장점

정신건강적 측면과 영양학적 측면에서 모유수유가 얼마나 좋은지는 이런저런 검색만 해보면 금방 나오기에 생략하고 내가 경험했던 것을 말해보겠다. 일단 3개월 까지는 매우 고생스럽지만 모유수유가 익숙해지면 어디를 갈 때 수유 커버 하나만 있으면 배고픈 아기에게 밥을 줄 수 있다. 준비할 것이 없다. 뜨거운 물도, 끓여서 식힌 물도, 분유도, 무거운 젖병들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가슴을 풀어헤치고 젖을 먹이면 된다. 가볍게 기저귀 몇 개와 물티슈를 덩그러니 들고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비행기를 탈 때, 아기가 울면 그냥 젖을 물리면 되니 우는 아이를 달래는데 이것보다 간단할 수가 없다. 

모유수유를 하면 그만큼 칼로리가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고 한다. 나도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쌍둥이 임신으로 늘어났던 모든 몸무게가 쭉 빠졌다. 그러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몸매가 임신 전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아니다. 아기가 들어있던 뱃살은 축 늘어져 그대로 남아있다. 몸무게만 임신 전으로 돌아왔다. 살이 빠지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한다는 것보다는 모유수유를 했더니 1석2조의 효과로 몸무게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는 편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쌍둥이 혼합수유

쌍둥이 완모가 가능한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나는 쌍둥이를 혼합 수유 했다. 만약 신생아기간 3개월을 완전모유수유를 하는데 집중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3개월이라는 기간 내가 선택한 것은 체력의 회복이었다. 충분한 잠을 자고 싶었고, 첫째 둘째도 케어해야 되었기에 혼합수유를 선택했다. 가족 누군가 분유 수유를 해주고 나는 그 시간 동안 낮잠을 자거나 첫째와 둘째 아이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보틀워머 : 쌍둥이 육아의 필수템이 아닐까...?


완모 vs. 혼합 vs. 분유

셀프수유쿠션은 필수다..

영양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기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음식은 모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선택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 맞다. 나는 성장그래프에 맞게 아이의 몸무게가 증가하고 있다면 아이는 잘 크고 있다고 보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임신과 출산으로 잃어버린 체력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추었기 혼합수유를 했다. 

사실 편의성에서 보자면 세 가지 방법 중 혼합은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선택이다. 모유수유도 하고 유축도 하고 분유도 타고 젖병도 씻고 소독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험상 쉬운 순서는 완모-분유-혼합이다. 그렇기 때문에 완모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5개월 동안 질질 끌고 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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