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스크린을 그만 보여주고 6개월 이후 일어난 변화
텔레비전을 하루종일 켜놓고 방임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루에 1시간 정도 요리를 하거나 꼭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아이들에게 영상을 틀어 놓곤 했다. 나 나름 전략도 있었다. 내가 보고, 아이들의 정서에 알맞겠다 싶은 것만 틀어줬다. 예를 들어서 곰돌이푸 시리즈, 프로즌, 미키마우스클럽하우스, 뽀로로 등 내용이 부드럽고 자극이 덜한 것들을 최대한 가려 주려고 했었다.
온몸에 몸살이 난 날이 있었다. 남편은 2달 동안 출장을 간 상태였다. 5살, 2살 아이를 집에서 홈스쿨링을 하기에는 온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나의 설루션은 바로 유튜브였다. 유튜브를 아이패드에 켜 놓으니 5시간 동안 스크린 앞에 아이들은 붙어있었다. 뭘 보았는지 모른다. 나는 계속 잠만 잤으니까.
영상매체를 너무 많이 보여주면 아이들의 정서나 뇌에 부정적인 자극을 준다는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아이들의 브레인에 버튼을 끄고, 부모도 브레인에 버튼을 끄는 그 시간이 너무나 편안한 나머지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내버려 둔다. 이건 마치 담배가 주는 마음의 위안에 좋아서 폐에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손을 내려놓지 못하는 중독과 같다.
유튜브에 나오는 알지도 못하는 내용물이 우리 아이들의 뇌에 쌓이고 자극을 준다. 그리고 양방소통보다는 일방통행의 정보전달에 익숙해지게 한다. 과학적인 사실은 검색해 보면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영상을 그만 보여주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그 부정적인 영향이 내 눈으로 내 온몸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경험한 것 만 해도 몇 가지가 된다. 지루한 것을 견디지 못하고, 집중력이 없고, 한 가지 영상도 10분을 못 본다. 너무 자극적이고, 악몽을 꾼다. 자극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것에는 흥미를 못 느끼고 계속 영상만 보려고 한다. 징징거리고 떼를 쓴다. 한 시간 편하게 쉬려다가 아이와 함께 지내는 전체 시간이 지옥같이 어려워진다.
이 경험을 하고 나서 명확히 영상을 끊어 내어야만 한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하루가 다르게 눈으로 보였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내가 했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영상매체를 끊고 혼자 놀기를 가르치다
영상을 끊어버린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을 아이들에게서 끊어버리면 나의 자유시간은 종말 하게 될 것이고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는 견뎌낼 수밖에 없을 거라 겁이 났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에게 기적의 혼자 놀기 시간을 가르쳤고, 혼자 놀기 시간은 아이의 뇌에 엄청난 자극과 상상력을 선물했다.
나의 아이는 5살이고 혼자서 1시간 정도 노는 것이 가능하다. 연령별로 조절이 가능하다.
물론 혼자 그림을 그리게 하기 이전에 엄마는 아이에게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 것인지, 그림 그리는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 인치 충분히 함께 즐겨야 가능하다. 자신의 상상을 도화지에 펼치게 되었다.
아직 한글을 떼지 않은 아이는 엄마아빠가 이전에 읽어주었던 책들을 열어보면서 그림 하나하나를 뚫어저라 바라보고 스스로 상상의 세계를 펼쳐 나간다.
인형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인형과 의사소통을 한다. 인형과 함께 놀고 대화를 나눈다.
순간순간 엄마에게 매달려서 심심해, 같이 하자,라는 말 대신 '이제 혼자 노는 시간이야. 타이머가 울리면 엄마가 다시 돌아올게.'라고 말하면 '알겠어. 알람이 울리면 엄마를 부를게'라고 말할 수 있다. 엄마를 계속해서 찾지 않고 독립적으로 스스로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알아낸다.
쉬면서 밥을 먹고 싶은 부모들이 영상을 보여주곤 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이제 식당에서도 영상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5살, 3살 아이를 식당에 데려가더라도, 아이들은 밥을 먹는다는 한 가지 행동에 집중한다. 아이의 눈을 보고 대화하고, 부모도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
영상에 중독된 아이에게서 영상을 끊어내는 데 있어서 2-7일가량 아주 어려울 수 있다. 단순하게 아이의 지적능력과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한 가지 행동에 집중할 수 있는 끈기를 기르기 위해서라도 끊는 것이 옳다. 어렵더라도 아이의 행복을 위해 어려운 길을 가자.
아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영양가 있고 배울 것이 많은 영상매체들이 있다. 부모가 함께 아이와 영상을 보면서 지혜를 가르치는 것은 아주 훌륭한 교육 방법이다. 일주일에 1회, 한 달 한번, 이런 식으로 정해놓고 부모가 함께 앉아서 아이에게 영양가 있는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추천한다. 혹은 특별한 날, 생일, 크리스마스, 설날 등 유익하고 재미있는 영상매체를 통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에게 특별한 선물이 되고 시간이 될 것이다.
참고:
스마트폰이 아이들 지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14771
스크린 사용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https://youaremom.co.kr/children/%EB%AC%B4%EC%97%87%EC%9D%84-%EC%95%8C%EC%95%84%EC%95%BC-%ED%95%98%EB%82%98%EC%9A%94-children/%EC%96%91%EC%9C%A1%EC%97%90-%EA%B4%80%ED%95%9C-%ED%8C%81/the-negative-effects-of-screen-time-on-childr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