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누가 누구를 키우는 걸까
대한민국 캠핑붐이 일어나는 그 시기, 아마 5-6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저는 차량에 루프탑 텐트를 설치하고 주말마다 뚱이랑 캠핑을 다녔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루프탑 텐트는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고
지붕에 설치되어 있는 텐트를 펼치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렇게 뚱이랑 다니면서 참 무서울 것도 없었습니다.
경치 좋은 곳 그 어디든 그냥 주차하고 텐트 치고
그리고 텐트 안에 들어가면 다락방에 올라온 듯했습니다.
뚱이랑 같이 가는 캠핑살이가 항상 즐거웠습니다.
뚱이도 저랑 다나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처음 오는 시골길을 걷다 보면 생소한 냄새들이 좋은지
환한 미소와 함께 꼬리까지 흔들거리면
“아이고, 우리 딸 그렇게 좋니?”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만 하였답니다.
한 번은 새벽에 텐트에서 잠이 들었는데
아래쪽 리빙 텐트 쪽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거긴 캠핑장도 아니었고 여느 때처럼 야산을 끼고 으슥한 장소에 차를 대었으니까요
그리고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들.. 뭔가 찾는 듯이 텐트를 긁어대는 소리들….
처음으로 공포심이 들었습니다. 혹시 멧돼지.. 아님.. 사람이라도?..
핸드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즈음이었습니다. 어떡해야 하나 하는 찰나
갑자기 뚱이가 큰소리로 짖어댑니다.
그 소리에 당황한 듯 이리저리 발소리가 들리더니 금방 조용해졌습니다.
평상시 뚱이는 전혀 짖지 않은 착한 아이인데,
그날 처음 뚱이의 낯선 짖음을 들었습니다. 크고 웅장한 목소리..
전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뚱이 목을 감싸 안았어요!
너무 안심이 되었습니다. 뚱이는 짖음을 멈추고 제 얼굴을 핥아주었습니다.
‘엄마는 내가 지켜요’라는 그런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서요!
그 밤 전 뚱이를 꼭 껴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무척이나 안심이 되었던지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리빙 텐트 한쪽이 찢어졌더군요.
여기저기 그릇들을 뒤진 걸 보니 음식물을 찾으려고 한 것 같았습니다.
어젯밤 일이 생각나 순간 아찔하였습니다.
텐트 위에서 꼬리를 흔들며 정리를 하는 저를 내려다보는 뚱이 표정이 평온해 보입니다.
“뚱아! 너도 어젯밤 많이 무서웠을 텐데… 엄마 지켜주려 그랬어?”
아무 말하지 않고 저를 쳐다보았지만
뚱이가 어젯밤 한 그 행동으로 전 깨달은 게 있었습니다.
뚱이가 나를 보호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평소 집에 있을 땐 뚱이는 잠순이였는데…
그 사건 이후로도 몇 번 오지캠핑을 다녔고 그때마다 뚱이는 밤에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제 발치에 엎으려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습니다
“괜찮아.. 뚱이. 같이 자자 이리 와~ “ 그렇게 달래도 뚱이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무척 고집을 부리면서 제 발치를 밤새 지키고 있었어요
저는 지쳐 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뚱이는 모로 누워 자더라도 조그마한 소리에 벌떡 일어나곤 했습니다.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뚱이가 저를 키우고 있다는 것을요,
뚱이는 나름대로 위험에서 저를 보호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듯,
그 밤에 뚱이는 제 새끼 마냥 자는 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뚱이의 고단한 밤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오지캠핑을 접었습니다.
뚱이가 저를 지키듯이 저도 뚱이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저랑 뚱이는 서로서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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