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나의 시간들

한 움큼 머리카락이 빠지니....

by 도로미

거울 앞에서 헝클어진 머리를 빗다 보면
손가락 사이로 힘없이 흘러내린 너.
너도 나처럼 늙어가는구나 싶어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청소하다 발견한 너는
숨을 곳도 없이 들킨 듯
속절없이 붙잡힌 신세가
내 삶의 초라한 그림자 같다.


어릴 적, 엄마가 곱게 묶어준 양갈래 머리,
처음 미용실 의자에 앉아 반짝이던 너
그때 나는 영원히 내 것이라 믿었는데.


이제는 힘없이 빠져버린 너를 보니
내 기억의 조각 같아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파
조심스레 쓸어 담는다.


듬성듬성 비어 가는 나,
돌아올 수 없는 너.
청소기 바람에 쓸려가는 흔적을 보며
사라지는 나의 시간을 목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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