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지 않았음을 아는 법
살다 보면 자주 넘어진다.
처음 맞이하는 것도, 익숙해졌다고 자신만만하던 것도.
그럴 때마다 나는 내게 묻는다. 겨울이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하고.
힘겹게 일어서도, 또다시 넘어진다.
급기야 나는 그냥 드러누웠다.
뭐 하러 일어나나 싶어, 귀찮기만 했다.
누구도 손 내밀지 않을 거고, '일어나'라는 소리만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짜증 나고 귀찮아 눕다 보니,
그동안 보지 못한 하늘을 보고, 땅의 온기를 느꼈다.
내가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다.
세상은 내가 쓰러져도 무너지지 않고, 나는 쓰러져도 괜찮다는 것.
그렇게 쉬다 보니 여유가 생겼다.
사람들을 봐도 예전만큼 조바심이 일지 않는다.
창피하게 누워 있는 내 모습을 누가 욕할까 신경 쓰지도 않게 되었다.
눕다 보니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고,
어둠 속 달은 시시각각 자태를 바꾼다.
나는 이대로, 쉬고 싶은 만큼 쉬기로 했다.
포기하는 게 아니다. 그냥 쉬는 것이다.
조바심도, 뒤처질 것 같은 두려움도
흘러가는 물줄기처럼 나를 스쳐간다.
나에게도 따스한 봄이 오고 있나 보다.
쉬어도 괜찮아 #일상의 관조 #일상의 휴식 #도로미의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