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하는 이에 대한 미안함과 나에 대한 소중함의 교차
어릴 적, 엄마는 사시사철
선풍기와 함께였다.
얼굴이 벌게져
선풍기를 품에 꼭 끌어안던 그 모습이
이제는 내 모습이 되었다.
뜨거운 용암을 삼킨 듯
열이 치밀어 오르고,
차가운 빙하에 덮인 듯
몸이 떨려오면—
서글픈 마음으로
선선한 가을밤에 울고 있었다.
늙는다는 것보다 더 두려운 건
앞으로 더 아파올까 하는 마음.
건강해야 한다는 다짐.
그래야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리라.
그때도 엄마는
열이 오르고 뼈마디가 쑤시며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우리를 먼저 걱정하셨겠지.
엄마의 고통과 그 마음을
지금에야 뼈저리게 느끼며
죄송스럽다.
이제 나도 내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엄마.
그래서 다짐한다.
내 몸을 아끼고
건강해지리라.
그게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건넬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이리라.
작가의 말
엄마의 갱년기를 지켜보던 어린 시절, 그 모습이 내게 찾아왔다.
세대를 이어 전해지는 체온과 기억 속에서 나는 오늘,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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