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이
창문 안으로 넘실거리며

by 도로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혹독한 여름의 열기에 지쳐갈 즈음,
그 강렬한 태양의 원초적인 빛이 나를 짓눌렀다.

그때 난 간절히, 가을이 오길 소원했다.


서늘한 바람에 바바리코트 자락이 나부낀다.
이글거리는 대지 위로 내 몸이 익어갈 즈음,
그가 나를 바라본다.
익어버린 내 얼굴과 몸은
그가 주는 서늘한 바람이 식혀준다.

살았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어느새 나는 바람과 하늘,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 사이에 서 있다.
손끝으로 벼를 매만지며,
여름을 함께 견뎌낸 동지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나를, 조용히 쓰다듬는다.

“힘든 시간 잘 견뎌냈어.”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나에게 말한다.


이제 너는 괜찮을 거야.
우리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으니,
너는 너만의 인생을
슬기로운 시간의 실로 엮어가길.


그러다 보면 알게 될 거야—
내 인생의 찬란함은 아직 남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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