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말보다 먼저 필요한 것!

by 도로미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누군가 이렇게 물었을 때, 나는 대답하고 싶었다.
“상대가 내 말을 들어줄 ‘순간’을 기다리는 것요.”


아이들이 어릴 땐 나도 잔소리가 많았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엄마의 잔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으니까.
이상하게도 그때는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나도 엄마가 되어, 아이들에게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단전에서 올라오는 화를 눌러가며 조곤조곤 타이를 때,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견딜 수 없어 친정엄마에게 하소연하면,
엄마는 늘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꼬숩다. 너도 이제 내 마음 알겠지?”


시간이 흘러, 철든 아들과 대화를 나누다
그제야 알게 된 게 있다.


“그때 엄마가 나를 조금만 기다려줬다면,
내가 들을 준비가 되었을 때 말해줬다면,
지금의 나는 좀 더 나았을지도 몰라요.”


그 말 앞에서 한동안 말을 잊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서 터득한 지혜를
아들은 겪지 않고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바로잡기보다, 들어줄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그게 진짜 대화였다는 걸 뒤늦게 배웠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빠른 때다.”
이제야 안다.
기다림이야말로 대화의 첫걸음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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