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아기와 비

by 도로미

쓰레기 버리러 나서는 주말 아침.
밤새 내린 비로

내장산을 타고 대지를 적시더니
아파트 유리창까지 빗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그 빗줄기를 따라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고,
거기엔 우비를 입은 작은 아이와 엄마가 보였다.

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빗방울을 잡으려 애쓰고,
엄마는 살짝 웃으며 그 손을 꼭 잡아준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찌르르했다.

나는 아이를 키울 때 비를 맞지 못하게 했었다.
몸이 젖을까,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하며
비가 오는 날엔 급히 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그 엄마는 달랐다.
아이가 비를 느끼고 놀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따뜻하고, 또 부러웠던지

문득, 지나간 나의 시간이 스쳐간다.
그때 나는 왜 그리도 바쁘게만 살았을까.
아이와 함께 비를 바라볼 여유조차 없었던 나.

지금 그 아이처럼,
비를 맞으며 웃는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할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문득 창밖을 본다.
그리고 내리는 비를 즐기는

모녀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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