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오늘 6시 30분부터 000미술할 거에요. 준비물은 3번 재료, 가위, 풀, 색연필, 양면테이프, 도화지 준비해 주세요"
문자 확인을 하고 아이에게 뭐가 필요한지 말해주면 아이는 오늘 할 재료를 챙겨와 준비를 한다. 시간이 되면 온라인 줌으로 수업을 한다. 방문을 살짝 닫고 아이가 스스로 하게 한다. 나는 거실에 있으면서 아이의 웃음소리, 조잘거리는 소리, 감탄하는 소리 등을 듣는다. 이렇게 하기에 여러날 걸렸다.
미술치료
처음부터 미술치료를 받을 생각은 없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말이 트이지 않아 걱정을 했기에 언어치료에 집중했다. 주1회 00언어임상치료센터에 방문하여 40분에서 50분 수업을 받는다.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집에서도 언어자극을 많이 해주었다. 책을 보여줄 때도 소리내면서 읽어주고 다른 책을 다양하게 읽어주는 것보다 같은 책을 여러번 매일 읽어주었다(지금은 다양한 책을 읽고 있다). 그중 '아기돼지 삼형제'이다.
어느 날, 아이가 '아기돼지 삼형제' 동화책을 꺼내더니 자리에 앉아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노래를 부르는 건가? 생각을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 들어보니 동화책을 읽는 것이다. 그것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벌써 글을 아는 건가? 긴가민가 했는데 억양도 말투도 읽는 속도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았다. 바로 내가 읽었던 말투였다. 즉, 아이는 그 동화책을 외웠다는 것이다. 너무 신기해서 영상을 찍어서 가족들에게 보여드렸는데 난리가 났다. 천재라고...
동화책을 읽는 아이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이는 책도 좋아하지만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 놀이터에서 어떤 아이가 우리 아이에게 몇 살이냐고 물으면 아이는 일곱 살이라고 말하면 물어본 아이는 '나보다 언니네'라고 말하고 다른 데로 간다. 아이가 왜소하니 자기보다 동생 또는 또래라고 생각했나 보다. 또 한번은 다른 아이들 엄다들이 우리 아이를 보고 야무지게 잘 탄다면서 몇 살이냐고 묻는다. 내가 일곱 살이라고 말하면 놀라면서 '아이가 많이 먹지 않나봐요'라고 다시 묻는다. 우리 아이는 잘 먹는데 먹는 양이 적은편이라고 대답을 한다. 사실 그게 아닌데도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기가 귀찮았다.
그 외에 옷을 사러갈 때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물어보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갈수록 아이의 표정이 서서히 달라졌다. 어떨 때는 아이가 대답을 안 할때가 있더이다. 예민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라 걱정이 되어 미술치료 상담을 받게 되었다. 아이의 마음을 크게 다치지 않도록 예방차원으로 하게 되었는데 벌써 3년째이다. 미술치료를 받기 위해 00센터에 방문하여 참여하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줌 수업을 하게 되었다.
미술치료 상담
아이가 방문을 열더니 싱글벙글거리면서 나를 부른다.
"엄마, 오늘 00만들었어요. 이거 어때요?"라고 묻는다. 멋지다면서 폭풍 칭찬과 함께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어보면 조잘조잘 설명한다. 난 다 듣고나서 아이가 만든 작품을 거실 벽에 붙여놓는다. 우리집 거실은 미술 전시관이라 불러도 다름없다. 그동안 했던 아이의 작품이 50품 이상이 된다. 거실 벽에 붙일 자리가 부족해 이제는 방문이나 아이 방까지 점령했다. 우리집 전체가 아이의 작품으로 도배를 하게될 때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덜 받게 될 것이고 건강하게 성장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