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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버킷리스트 Oct 30. 2022

00집 살고 싶은 아이

집 만들기


딸, 조카(by 보배버킷리스트)


"엄마, 피터팬 펜션 또 가고 싶어요"

사진을 가리키면서 피터팬 펜션을 가고 싶다고 조른다.



6월에 동생들 식구와 엄마 그리고 우리 식구까지 같이 1박 2일 00 해수욕장에 다녀온 적 있다. 00 해수욕장 근처에 피터팬 펜션이 있는데 00 펜션은 하룻밤 잘 수 있는 숙소였고 숙소에 수영할 수 있는 수영장도 있었으며 베란다에 숯불구이를 구울 수 있는 아담한 곳이다. 아이가 물놀이를 워낙 좋아해서 당연히 수영을 하고 싶어서 가고 싶었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이는 다락방같이 생긴 이층 집에 또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거실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이층 집 다락방, 거기다가 은은한 색에 목재로 만들었기에 느낌이 아늑하였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다. 아이는 펜션 근처에 바다보다는 2층 집 펜션이 맘에 들었나 보다.




펜션에 다녀온 이후로 레고 블록을 가지고 집 모양을 만들거나 동화책을 가지고 집 모양을 1층이 아닌 2층이 있는 집을 만든다. 그러면서 펜션처럼 다락방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사는 집은 낡고 아주 오래된 아파트이다. 그러니 다락방이 있는 2층 집을 보고 신기할 수밖에.. 하도 조르니 우리가 이층 집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는 집을 팔아서 시골에 내려가 이층 집을 사는 것이라고 했더니 단번에 그건 안 된다고 한다. 아이는 이사를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 이유가 시골로 내려가면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을 헤어진다는 생각에 슬프다고 한다. 자기는 6학년까지 여기서 쭈욱 살고 싶다고 한다. 네가 원하는 이층 집에 살고 싶다고 하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학교 근처에 이층 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학교 근처에 이층 집보다 빌라, 아파트, 고시원, 상가가 주로 있어서 이층 집은 찾아봐도 없다고 말했더니 우리가 사는 아파트를 이층 집으로 지을 수 없냐고 묻는다. 아파트는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기에 쉽지 않다고 말해줬다.





그런 후 피터팬 펜션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더 이상 이층 집 얘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TV에 '구해줘 홈즈'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여전히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시골로 이사 가면 저런 집에서 살 수 있다고 얘기를 하면 아이는 그냥 그렇다는 거지... 정말 이사 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가끔 받고 싶은 선물이 있는지 물어보면 이층 집이 있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층 집 장난감이 여러 개 있었구나.. 여전히 동화책으로 레고 블록으로 이층 집 만들기를 한다. 이층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이 크나 보다. 우리가 사는 곳이 아파트이지만 침대 위에 수면 텐트를 설치를 할까.. 아니면 선반을 만들어 다락방처럼 만들어 볼까..라는 다락방이 있는 이층 집으로 꾸밀 수 있는지 잠시나마 생각을 하였다. 지금도 내 머릿속에 이층 집 설계도가 자리 잡고 있다. 나도 다락방이 있는 이층 집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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