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배버킷리스트 Nov 12. 2022

글보다 그림 보는 이유

동화책 읽는 방법

솔루토이 예술 _ 꿈이 생겼어요.



"밥 먹고 나서 동화책 읽어줄게"


"네, 엄마"


9살이지만 스스로 책을 읽는 것보다 엄마 목소리로 동화책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밥 먹고 나서 어떤 동화책을 읽을지 고민을 하다가 맘에 드는 책을 골랐는데 꺼내기 어렵다고 부르네요. 책을 꺼내는 거 도와주려고 다가갔지만 아이가 꺼내기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동화책 위치를 바꿔야 할 듯싶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화책 보는 취향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느꼈습니다. 위치를 바꿔야 하는데 어떻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책과 바꾸면 좋을지.. 아이는 망설임 없이 '자연이 소곤소곤'하고 바꿔달라고 하네요.



꿈이 생겼어요


위치를 바꿔놓으니 아이가 고르기가 편하고 스스로 꺼낼 수 있어서 좋다고 싱글벙글하네요. 진작 바꿀 걸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오늘은 책 두 권을 고르겠다고 합니다. 솔루토이 예술 분야로 한 권은 '꿈이 생겼어요'하고 또 다른 책은 '내 꿈은 멋진 발레리나'이네요. 표지를 보니 둘 다 무용이나 발레에 관련된 내용인데 아마도 예전에 발레를 몇 달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걸 생각해서 골랐던 거 같았습니다.




내 꿈은 발레리나



아이가 두 권을 골랐는데 무엇을 먼저 읽어줘야 하나 고민이 되더군요. 어떤 책을 먼저 읽어줄지 물었지만 아무거나 읽어달라고 해요. 그중에 '꿈이 생겼어요' 책을 골랐는데 책장을 넘기니 생각보다 글밥이 많았고 거기다가 40쪽이나 되네요. 이거 다 읽으면 내 목이 아플 거 같았고 두 권 다 읽으면 80쪽이네요. 적어도 10줄에서 많아야 15줄 정도 되는데 다 읽자니 힘들 것 같아서 어떻게 할지 물었더니 아이는 '찰칵 삼촌'하고 엄마, 아빠를 할 테니 저보고 주인공 여자 아이 '나래'와 해설까지 읽어달라고 합니다. 천만다행이네요.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면서 읽어 주는 동안 아이는 그림을 보네요. 그러고 보니 저는 글에 집중해서 읽고 아이는 그림에 집중해서 보는 걸 느꼈습니다. 예전에 김윤정의 <EBS 당신의 문해력> 책에서 소리내어 읽어주기에서 부모와 아이의 시선 비교 연구가 있습니다. 소리내어 책 읽어주기를 할 때 부모는 주로 글자에 시선을 집중하고 아이는 그림에 집중한다는 사실을...   결국, 아이는 글이 주는 정보와 그림이 주는 정보를 함께 받아들이면 이해력이 높다고 합니다. 글을 읽고 난 뒤에는 그림을 함께 보며 아이가 내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가 읽을 차례가 되면 인물 특성에 맞게 흉내를 내곤 해요. 엄마 등장인물이 나오면 엄마처럼 톤을 약간 높여서 흉내를 내고, 아빠가 나오면 아빠처럼 낮은 목소리를 변하면서 하고, 삼촌이 나오면 씩씩하게 표현을 하는데 리얼하네요. 마치 역할놀이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소꿉놀이를 장난감으로 하지 않아도 책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아이가 주인공 여자아이 '나래'를 할 줄 알았는데 엄마, 아빠, 삼촌을 하는 이유가 아마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예전에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한 기억이 나네요. 반면에 저는 아이가 되고 싶은데 동화책으로나마 아이가 되었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신문을 기다리는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