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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버킷리스트 Mar 19. 2023

부회장 하고 싶어요

학급 임원 선거

"엄마! 부회장 하고 싶어요"


문을 열자마자 '학교 다녀왔습니다'라는 말 대신에 부회장 하고 싶다고 말한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뭐하고 싶은지 다시 묻자 이번에 학급 임원 선거가 있는데 자기가 꼭 부회장 하고 싶다고..





내가 학교 다닐 때는 학급 반장, 부반장이였는데 요즘은 학급 임원을 회장, 부회장만 뽑는단다. 그것도 회장(남1, 여1), 부회장(남1, 여1) 총 4명 뽑는다. 2학년때는 그런거 없었는데 3학년부터는 회장, 부회장을 뽑는단다. 아이가 부회장 하고 싶다는 말에 나는 다시 물었다. 이왕 하는김에 회장을 하지 왜 부회장을 하는지 물었다. 아이는 회장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서 그냥 부회장을 하면 회장을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있다고..

그러면서 아이는 부회장이 되려면 출마자 소견 발표를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






나는 워낙 평범해서 학급 임원과 거리가 멀었다.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야근하고 있는 남편한테 물었다. 남편은 우리 아이가 부회장을 하고 싶다면 도와줘야한단다. 그러면서 자기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결국 너튜브를 찾아서 학급 임원 선거를 검색하게 되었다. 첫번째, 인사를 하고 두번째, 공약을 하고 세번째, 마무리를 하란다. 이 순서대로 간단하게 적어보았고 소품을 가지고 발표 연습을 했다. 공약은 이름을 가지고 삼행시로 하였고 소품 중 나무젓가락으로 하다가 다칠 우려가 있어 수수깡으로 대체했다.




다음 날 아침, 아이는 일어나자마자 소견 발표를 몇 차례 연습을 하고 학교에 갔다. 연습한 대로 잘할 거라 생각하고 마음 놓였는데 하교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이가 오질 않는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했더니 평소보다 조금 늦게 하교 했단다. 전화 끊자마자 아이가 들어왔는데 무표정이다. 그러면서


"엄마, 나 부회장 되었어요!"




라고 소리를 지른다. 서프라이즈로 깜짝 놀라게 하다니..

나도 아이도 너무 좋아서 서로 끌어안고 폴짝폴짝 뛰었다. 이틀 내내, 아이 이름 대신 계속 부회장이라고 불렀다. 부회장 소리에 아이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을 한다.


엄마도 아빠도 못한 부회장... 우리딸이 부회장이라니 ㅎㅎ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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