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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버킷리스트 Apr 09. 2023

세월의 흔적

말 한마디에

말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들었다놓다 한다.


며칠 전에 거울을 보니 잔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보기가 흉해졌다. 내 나이 아직 40대 후반인데 주변사람들한테 50대로 보고 있다. 어떤 이는 병원에 가서 돈을 좀 써서 주름을 펴라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화장품을 좋은 거 쓰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주 듣던 말이어서 그런지 신경이 쓰인다. 그 말을 듣자마자 성형외과에 가게 되었다. 어떻게 왔냐는 병원의 직원에 상담받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의사는 내 얼굴과 차트를 보면서 어떻게 해드리는지 묻는다.





나이가 들수록 눈매가 점점 내려가고 눈 주변에 잔주름이 많고 팔자주름까지 생겨 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여 고민이라고 했다. 눈은 수술을 하면 되고 주름은 간단한 시술로 해도 된다고 한다. 비용은 다른 직원을 통해 들어보라고 하면서 상담 일단락 되었다. 다른 직원도 비슷한 얘기를 하면서 300만 원 얘기를 한다.


300만 원이면 석 달 치 월급이겠구나...(파트타임 일하는 중) 300만 원을 투자하여 내 나이보다 더 젊게 만들어볼까? 아니면 세월의 흔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둘까? 수술 날짜를 잡고 5만 원 계약금을 걸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를 했다. 남편은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면서 나의 마음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내 문제라고? 그동안 잦은 수술(구순구개열)로 여러 차례 받았지만 크게 게이치 않았다. 하지만 주름이 있으니 나를 노인취급을 하고 있으니 속상하다는 것인데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게 답답했다.


그럴 찰나에 옆에서 듣고 있던 아이는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왜 수술하냐고 한다. 난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사실 제일 예쁘다는 소리를 전혀 들은 적이 없었기에...


내 마음이 속상하고 답답한 중에 아이의 기분 좋은 말 한디에 난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수술은 꼭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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