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7일, 오리엔테이션이 있으니 2시까지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그전에는 00 센터에서 인디자인을 흥미 있게 배우고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연락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제 근무할 기관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철에 올랐고 면접 날에 이어 두 번째 00 초등학교 방문이었다.
철컹철컹 소리에 다음역은 00 역이라는 안내방송에 첫 번째 00 초등학교 면접 보러 간 아찔했던 순간이 기억이 났다.
00 초등학교에 면접 보러 가기 전에 대충 어디에서 내리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시물레이션으로 가닥 잡고 도착을 했다. 처음 간 곳은 교무실이 아닌 행정실이었다. 노크를 하고 문을 드르륵 열고 무표정한 얼굴을 한 직원들이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경을 쓰시고 서글서글한 눈으로 어떻게 왔냐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4시 30분에 면접 보러 왔다고 인사를 하니 아리송한 얼굴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5분 후에 혹시 여기가 아니고 다른 학교가 아닌지 물어보길래 내 머리 꼭대기에 물음표를 달고 스마트폰에 메모한 것을 찾았다.
아차! 여기가 아니었다. 학교 이름이 비슷해서 장소가 헷갈렸던 것이다. 다행히 여기서 15분 거리에 00 초등학교가 있다는 소리에 부리나케 달렸다. 네이버지도상에는 걸어서 빨라야 15분이지만 초행길이고 오르막길이라 4시 30분 전까지 도착할지 의문이었다. 걷다가 휙휙 지나가는 택시를 잡고 00 초등학교에 빨리 가 달라고 부탁을 했다.
급할수록 더딘 느낌이 드는 것이 사람이 다니는 골목길에 차가 유유히 지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택시 안에서 심장이 쿵쿵거리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어쩌면 면접이 물거품으로 끝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00 초등학교 교문에 4시 25분에 도착을 했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볼 새도 없이 보안관 선생님께 면접 보러 왔다는 말과 동시에 행정실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다급하게 말하는 것을 아셨는지 보안관 선생님은 방문록에 나중에 쓰고 행정실이 어디에 있는지 손으로 가리켰다.
스마트폰 시계를 보니 4시 28분. 이러다가 면접을 못 보는 것은 아닐까? 발바닥이 불이 나도록 종종걸음에 긴 복도가 보였다. 여기 어딘가에 행정실이 있을 텐데 눈을 크게 뜨고 부지런히 걸었다. 어디에 있는지 바로 찾았고 문을 열기 직전에 4시 29분. 드르륵 문을 여니 동시에 다들 나를 쳐다보았다.
생각만 해도 아찔했던 순간이었지만 그때 행운이 나에게 돌아왔나 보다. 오늘은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그때보다 여유 있게 도착을 했지만 이 복도만 지나가기만 해도 생각이 나고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