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픔을 위주로 세어보는 날에 당신은 나의 희생을 감사하며 너무 멀어지지는 말아달라 애써 웃으며 말했죠. 그 불안이 여실히 느껴져서 동요를 야기했지만, 치밀어오르는 감정은 익숙하게 즈려밟고 그렇다할 대답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건 나를 지키는 방법 뿐이었고.
여전히 그대는 아무것도 모르는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둘 중 무엇이라도 이제는 상관없지만요.
당신이 감사해하는 그것을 이제는 죽어서도 하기 싫어서 평생이 걸려도 멀어지려 하는 건데.
나는 그걸 절대 들키지 않고, 눈 떠보면 그대도 모르게 우리를 잇고 있는 것을 찢어발겨 나의 유실을 선물할 거예요.
그럼 그날은 기념일이 되겠죠. 그토록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가령.
당신이 그제야 나를 위해 목놓아 우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