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한성 Mar 21. 2023

반려(反戾)


서글픔을 위주로 세어보는 날에 당신은 나의 희생을 감사하며 너무 멀어지지는 말아달라 애써 웃으며 말했죠. 그 불안이 여실히 느껴져서 동요를 야기했지만, 치밀어오르는 감정은 익숙하게 즈려밟고 그렇다할 대답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건 나를 지키는 방법 뿐이었고.


여전히 그대는 아무것도 모르는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둘 중 무엇이라도 이제는 상관없지만요.


당신이 감사해하는 그것을 이제는 죽어서도 하기 싫어서 평생이 걸려도 멀어지려 하는 건데.


나는 그걸 절대 들키지 않고, 눈 떠보면 그대도 모르게 우리를 잇고 있는 것을 찢어발겨 나의 유실을 선물할 거예요.


그럼 그날은 기념일이 되겠죠. 그토록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가령.


당신이 그제야 나를 위해 목놓아 우는 거요.



매거진의 이전글 다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