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집 풍경
고남리 집을 처음 만난것도 겨울이었다.
2019년 1월 2일 전날 내린 하얀눈으로 인해 지붕위도 하얗게 눈이 쌓이고
집주변을 둘러싸나 적송에도 눈이 쌓여 소담스러웠던 겨울집
길은 꽁꽁 얼어있었지만 하늘은 파랗고
하얀구름이 물이 흐르듯 빠르게 흘러가는 모습이 그 집의 첫인상이었다.
봄에는 노오란 민들레로 인해 노랑색이 되었다가
여름이 되면 졸졸졸 흐르는 물과 푸릇한 잔디가 무성하게 자라는 초록집이었다가
가을이 되면 앞산 뒷산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갈색으로 변하는 고남리
겨울이 오면 고남리 집은 하얗게 눈이 소담스럽게 내렸다.
도시 같으면 눈으로 인한 교통이 미끄럽고
사고가 나고 불편함 투성이었겠지만
고남리에 겨울이 오면
마당에 하얗게 내린 눈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어릴적 자고 일어나면 마당에 하얗게 쌓여 있던 흰 눈을
대나무 빗자루로 쓸어내던 아버지의 빗자루질 소릭가
들리는 듯 하여 좋았던 눈이 오는 날
남편과 차가운 툇마루에 앉아 말없이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아도 좋았던 고남리의 겨울이야기
눈이 내린 날 아침 산책길에 밟는 발자국 소리는 '뽀드득 뽀드득' 마음의 안정감을 주었고 동네는 평화 그 자체였다. 조심조심 내려간 마을 어귀 저수지는 꽁꽁 얼음이 얼어있지만 한쪽에는 이름모를 겨울철새들이 한가로이 먹이질을 하고 원앙가족이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얼음사이로 비친 떠오르는 일출은 차가운 겨울을 몰아내고 어느 사이 따스한 햇살처럼 붉게 타 올랐다. 겨울, 까만 화목난로에 장작불 넣어 놓고 군고구마 통에 넣어서 금세 익는 고구마의 노랑빛깔이 탐스럽던 겨울간식,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충전되었던 고남리의 겨울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