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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phine Sep 26. 2024

어느 날 내 삶이 사라졌다

- 7년간 자율신경실조증 투병기 -

1장. 어느 날 내 삶이 사라졌다.


긴 터널의 시작



갑자기 내 삶이 사라졌다. 그것도 한순간에..



환한 빛에서 갑작스러운 어두움의 나락으로 추락해 본 적이 있는가..

그곳은 아무도 없고, 오직 혼자만이 환한 빛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외롭고도 어두운 적막한 길..


그렇게 내 삶의 빛은 한순간 사라졌다..






2012년 1월 어느 날..


평상시처럼 알람을 듣고서 일어나려고 했으나, 내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온몸이 불덩이같이 뜨거웠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증이 혈관을 타고 소용돌이 같이 거침없이 몰아쳤다.


머리에는 엄청난 무게감의 무언가가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타 들어갈 듯이 뜨거웠지만, 가슴 부분은 너무나도 추워서 부르르 몸을 떨었다. 마치 가슴에 큰 구멍이 나서 그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씽씽’ 통과하는 느낌이었다.


몸엔 식은땀이 미친 듯이 흘렀고, 입고 있던 옷은 이미 모두 젖은 상태였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엔 기운이 하나도 없었고, 거대한 기운이 내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짓누르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나는 갑작스러운 고통에 일어날 수 없었고, 정신을 그만 잃게 된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며칠이 지났는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다.


그때 난 서울에서 혼자 독립해서 살고 있었기에, 현재 내 상태를 누구에게 알릴 수 조차도, 알 수도 있는 사람이 곁에 아무도 없었다.


어느 날은 내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날도 여전히 정신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몸이 저 땅끝 깊숙이 빨려 들어가듯이 온몸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내 영혼이 내 머리 위로 빠져나가 분리되어 공중을 둥둥 떠다니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나는 갖은 힘을 다해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눈에 힘을 줬다.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5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내 머리 위에 떠 있던 내 영혼은 다시 서서히 내 몸으로 다가오더니 내 육신으로 돌아왔다.


훗날 이러한 고통은 계속되었고, 4년간  알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다, 겨우 병명을 알게 된 한의원에선 내가 거의 죽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한의원을 찾아온 거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나도 본능적으로 그러한 위험한 순간들을 직감했는지, 순간순간 통증 중간에 정신이 돌아오면, 내가 믿던 신에게 외치듯 기도 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왜 갑자기 이렇게 일어나지도 못하고, 여러 통증에 시달리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제 생명만큼은 지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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