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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Jan 04. 2023

[책 리뷰] 기술의 충돌 - 미중 갈등과 기술 전쟁

7가지 기술 패권 전장의 종군 기자의 보도


       

기술의 충돌 - 박현, 서해문집(2022.9.20)


  간략평


 미중 패권전쟁 양상의 특수성을 일반적 독자가 어렵지 않게 정리하였다. 저자가 기자라서 자신의 생각이나 깊이 있는 의견을 담기보다 전달자의 입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한국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내용의 비중이 적은 것은 아쉽다.


내용 이외의 특징

짧다. 130mm x 200mm x 14mm로 국판이라 불리는 크기(A5)보다 약간 작고 두께도 250페이지로 얇은 편이다.

사진이나 도표가 하나도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가 차고 넘칠 텐데 오기로 넣지 않으려 한 것 같다. 필시 작가에게 사연이 있으리라.


패권을 가진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의 충돌은 필연적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라고 하며, 그레이엄 엘리슨(하버드 정치학자)이 <예정된 전쟁>이라는 책에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지난 500년 동안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 할 상황이 16번 발행해 12번은 결국 전쟁을 벌였다고 한다. 

      

예정된 전쟁 - 그레이엄 앨리슨, 세종서적(2018.01.22)


      

  

















   하지만 원자폭탄의 사용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패권을 지닌 강대국이 된 미국은 기술, 금융 등 군사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도전자를 제압해 그 지위를 지키고 있다. 소련은 군사력은 대등했으나 경제력이 부족한 약점으로 제압되었고, 일본은 경제력은 두려워할 만큼 쫓아왔으나 군사력의 취약함으로 쉽게 굴복시켰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어느 한쪽이 확실히 상대를 눌러야 끝나는 이 함정은 그래서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군사 전쟁이 아닌 기술 전쟁


   전쟁의 모순과 비인간성, 무기의 발달로 인한 참혹한 결과에 대해 잘 아는 현대의 민주국가에서 전쟁을 시작하기는 어렵다. 무모하고 경솔한 독재자라 해도 예전보다는 국민의 저항이 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된 전장은 기술 분야인 것은 쉽게 예상 가능하다. 저자는 그 첨단 기술 분야를 다음과 같이 7가지 정도로 구분한다.


반도체

인공지능

통신기술(5G, 6G)          

네트워크 인프라(인공위성, 해저와 지상)          

희토류          

화폐(기축 통화, 디지털 화폐)          

첨단 무기          


   이런 기술은 현대판 <총, 균, 쇠>라고 할 만큼 국가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기술이면서 미중 양측의 능력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분야다. 반도체는 미국이, 희토류는 중국이 확실한 우위에서 상대의 초크 포인트(Choke point)를 조르고 있다. 나머지는 약간의 우위를 서로가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은 양측의 데이터 확보 경쟁이 관련 기업의 생존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디디추싱과 틱톡 등이 그 예다. 통신기술은 화웨이 사태에서 확인되고, 인공위성은 스타링크의 우크라이나 군 지원에서 크게 드러났다. 화폐의 무기화, 군사무기의 스핀 온(Spin-on, spin-off의 역 개념으로 민간 기술의 군사 무기화를 뜻함)은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참고 기사>  '킹달러'에 맞서는 中 위안화… 디지털 화폐로는 가능할까?

https://www.sedaily.com/NewsView/26DJOOBZUH


 <참고 기사>  中 디지털 위안화 누적 거래액 20조 원 육박뉴스내용

https://www.yna.co.kr/view/AKR20221013072700009?input=1195m


   패권 전쟁은 G2만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처럼 밀접히 관련된 나라는 대리전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도,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미소 냉전의 최대 수혜 국가인 독일의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것은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콜과 같은 국가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우리는 이승만과 김일성이라는 편협한 시각의 무능한 지도자를 가져서 대리전쟁에 국가와 국민을 희생시킨 역사가 있다. 이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런 책을 읽고 정보를 얻어야 한다.


Those who fail to learn from history are condemned to repeat it.(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면 그것을 반복하는 과오를 범한다.)
- Philosopher Satay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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